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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농사의 결실을 기대했던 농가들은 송이 생산량 급감으로 막막한 현실에 놓였다. 하지만 이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였던 지난 10일 송이 무료 시식 행사에는 국민의힘 소속 지역 선출직 정치인들이 전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키우고 있다.
산불은 산림만 태운 것이 아니다. 산에서 송이를 채취하며 생계를 이어온 주민들의 소득 기반에도 타격을 줬다. 송이는 단기간에 다시 생산량을 회복하기 어려운 임산물이다. 산불 피해를 입은 산림이 회복되고 송이 생산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사이 소득 감소를 감당해야 하는 농가의 부담은 고스란히 남는다.
농가에 필요한 것은 위로의 말만이 아니다.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확인하고, 생산 기반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살피며, 당장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산불 피해가 장기화할수록 행정과 정치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일 열린 송이 무료 시식 행사는 영덕 송이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 임산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자리였다. 동시에 산불 이후 어려움을 겪는 송이 농가의 현실을 지역사회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 농가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선출직 정치인들이 행사에 모두 불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민생을 책임져야 할 정치권의 현장 소통이 충분했느냐는 질문이 제기된다.
농가의 생계가 흔들릴 때 지역 정치권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행사 참석 여부 하나만으로 정치인의 모든 활동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주민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피해 상황을 살피는 일은 선출직 정치인에게 주어진 중요한 책무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면 그에 앞서 농가를 찾아 피해 실태를 확인했는지, 생산량 감소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는지, 농가의 절박한 목소리를 관계 기관에 전달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영덕군민들은 선거 때만 민생을 이야기하는 정치가 아니라 어려울 때 곁을 지키는 정치를 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산불 피해가 발생한 뒤 농가의 생계가 위태로운 상황이라면 정치권은 현장을 찾아 피해를 확인하고 해결책을 찾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과 정책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민생을 챙긴다는 말도 설득력을 얻는다.
영덕 송이 농가의 어려움은 단순히 한철 송이 수확이 줄어든 문제가 아니다. 산림 피해와 소득 감소가 맞물린 생계의 문제다. 피해 산림의 회복 상황을 점검하고, 송이 생산 기반 복구와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행정과 정치권이 함께 나서야 한다.
산불은 진화됐을지 몰라도 농가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불탄 산림이 되살아나고 송이가 다시 자라기까지 농가가 홀로 버티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지난 10일 행사 불참을 둘러싼 아쉬움이 단순한 참석 여부 논란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지역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현장을 찾아 농가의 목소리를 듣고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영덕 송이농가가 묻고 있다. 산불로 삶의 터전이 흔들릴 때, 지역 정치권은 과연 농가 곁에 있었는가. 이제는 말이 아니라 현장과 실천으로 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