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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영덕군은 영덕읍을 중심으로 북부 4개 면과 남부 4개 면으로 나뉘며, 각 지역을 잇는 중심지마다 주민들의 울타리가 되어주던 '극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영덕읍의 삼화극장, 북부 중심지인 영해면의 문화극장, 그리고 남부 해양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인 강구면의 강구극장은 주민들의 희로애락을 담아내던 대표적인 소통 공간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TV 보급과 인구 감소, 산업 구조의 변화 속에서 전국의 시골 극장들은 하나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안타깝게도 영덕의 삼화극장과 문화극장 역시 자취를 감추었다.
이러한 가운데 강구면에 위치한 강구극장은 건물의 외형과 공간적 구조를 고스란히 유지한 채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국적으로 옛 시골 극장의 형태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 이는 매우 희귀하고 가치 있는 사례로 꼽힌다.
1963년에 개관한 강구극장은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을 뛰어넘어 지역의 핵심 문화 복합 공간 역할을 해왔다. 당시 영덕 군민들에게 강구극장은 수많은 쇼단과 여성국극단, 악극단, 서커스단의 화려한 공연이 펼쳐지던 무대였다.
나아가 군정보고회와 콩쿠르 대회, 주민들의 결혼식 등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들이 이어지던 공동체의 중심 터전 그 자체였다.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영덕대게'의 본고장이자 수많은 관광객이 모여드는 강구항 상가 중심지에 자리한 이 건물은, 비록 지금은 스크린의 불이 꺼졌지만 1960~70년대 시골 극장의 정취와 주민들의 진한 삶의 기억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강구극장이 지닌 가치는 단순히 오래된 물리적 건호물에만 머물지 않는다. 과거 강구극장을 직접 운영했던 박문태 대표는 현재 제12대 경상북도 문화관광해설사 회장으로 활동하며 지역의 역사와 추억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극장을 운영하며 군민들과 온기를 나누었던 그의 경험과 전문성은 강구극장에 생생한 이야기와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독보적인 자산이다.
최근 영해면이 근대 역사와 삶의 흔적을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하며 새로운 지역 활력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영덕군에 남은 마지막 추억의 공간인 강구극장 역시 보존과 공공적 활용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해야 할 시점이다. 스크린은 멈췄지만, 군민들의 가슴속에서 여전히 상영 중인 강구극장의 다음 행보에 지역사회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