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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 막고 공치사만 듣겠다는 취임 100일 간담회인가

박문희 기자 입력 2026.10.16 07:57 수정 2026.10.16 10:54

비판 언론 배제 의혹 속 열린 기자간담회…‘소통’ 아닌 ‘선택적 소통’ 지적
원칙 강조한 황이주 군수, 불편한 질문까지 받아들이는 것이 진짜 원칙 아닌가


황이주 울진군수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가 군정을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라 군수의 치적을 알리고 우호적인 목소리만 듣는 자리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본기자의 판단은 분명하다.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들을 불러 군정을 설명하는 자리라면 자신에게 우호적인 언론뿐 아니라 비판적인 언론에도 문을 열어야 한다. 듣기 좋은 질문만 받고 불편한 질문을 피하는 것은 기자간담회가 아니다. 홍보행사에 가깝다.

이번 간담회를 두고 황 군수나 울진군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일부 언론이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단순한 초청 명단의 문제가 아니다. 군정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행정이 어디까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문제다.

언론은 행정의 홍보 수단이 아니다. 군수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는다. 잘한 일에는 잘했다고 평가하고, 잘못한 일에는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비판 기사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해당 언론을 공식적인 소통 자리에서 배제한다면 결국 군정은 스스로 듣고 싶은 목소리만 남기는 폐쇄적인 구조로 향할 수밖에 없다.

황 군수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신에게 우호적인 언론과 비판적인 언론을 구분해 대하는 것이 그 원칙인가. 칭찬은 받아들이고 비판은 밀어내는 것이 소통인가. 기자간담회조차 선택적으로 운영하면서 군민 앞에서는 열린 행정을 말할 수 있는가.

행정의 권한은 막강하다. 예산을 집행하고 인사를 하고 정책을 결정한다. 그만큼 책임도 무겁다. 권한은 행사하면서 책임은 외부로 돌리고, 비판에는 귀를 닫는다는 인상을 준다면 지역사회의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행정이 갈등을 조정해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 오히려 편 가르기의 중심에 서는 것처럼 비쳐서도 안 된다.

지도자는 늘 검증받는 자리다. 선거가 끝났다고 검증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취임 이후부터가 시작이다. 선거 때 했던 말이 지켜지는지, 정책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인사가 공정한지, 예산이 적절하게 쓰이는지 언론과 군민은 계속 물어야 한다.

그 질문이 불편하다고 해서 질문하는 사람을 멀리한다면 그것은 소통의 실패다. 더 큰 문제는 그런 태도가 반복될 때다. 비판하는 언론은 배제하고 우호적인 언론만 상대하는 방식이 굳어진다면 군정에 대한 감시 기능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

본기자는 과거 황 군수와 관련한 선거과정 에서도 기사 삭제 요청을 받은 바 있다고 밝힌다. 이번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특정 언론이 배제됐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황 군수의 언론관을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기자는 권력과 가까워지기 위해 취재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순간 기자라는 이름의 무게는 사라진다. 제보를 받고 확인하고,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다. 그 보도로 누군가가 사회적·직업적 피해를 입을 수 있기에 더 철저하게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동시에 공적 권한이 큰 사람일수록 더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군수는 개인이 아니다. 울진군정을 대표하는 공인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언론을 대하는 기준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군수에게 불편한 질문은 군민에게 필요한 질문일 수 있다.

취임 100일은 축하만 받는 자리가 아니다. 지난 100일을 돌아보고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평가받는 자리다. 그런 자리에서 비판적인 언론을 배제한다면 스스로 평가받을 기회를 걷어차는 셈이다.

황 군수가 진정으로 울진군민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듣기 좋은 말보다 듣기 싫은 말을 먼저 들어야 한다. 원칙을 말하려면 그 원칙은 자신에게 불편한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언론관으로는 열린 군정을 만들 수 없다. 취임 100일 간담회가 군수의 자화자찬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군정 평가의 자리였다면 모든 언론에 문이 열려 있어야 했다.

황이주 군수에게 묻는다.
비판을 피하는 것이 원칙인가.쓴소리를 막는 것이 소통인가.그것이 황 군수가 말해 온 울진군정의 원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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