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의 주요 현안과 미래 정책을 자문하는 정책특보가 있지만 정작 누가 이 직책을 맡고 있는지, 어떤 경력과 전문성을 갖췄는지, 군정에 어디까지 관여하는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울진군이 개인정보를 이유로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군민의 알 권리와 행정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정책특보는 군수의 정책 판단을 돕는 자문역이다. 주요 정책과 공약을 검토하고 현안에 대한 의견과 대안을 제시한다. 직접 결재하거나 사업을 집행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군수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할을 가볍게 볼 수 없다.
울진군은 정책특보의 경력 등 기본 정보도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인정보라는 이유만으로 해당 직책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는지는 따져볼 문제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은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는 보호해야 하지만 공익을 위해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까지 모두 비공개 대상으로 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법령 등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업무 일부를 맡은 개인은 공익상 필요할 경우 성명과 직업을 공개할 수 있다. 울진군 정책특보가 어떤 근거와 절차로 위촉됐는지, 실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한 이유다.
주소나 연락처, 가족관계 등 개인 사생활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누가 정책특보인지, 어떤 전문성을 인정받아 위촉됐는지, 임기는 언제까지인지, 담당 업무가 무엇인지는 개인의 사생활과 성격이 다르다.
울진군이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이어서 개인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일반인 신분을 유지하면서 공식적인 신원과 역할은 공개하지 않은 채 군의 중요 정책과 현안을 군수와 논의한다면 과연 공식 정책특보와 비공식 자문의 경계가 어디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공식 정책특보라면 임명 또는 위촉 근거와 역할, 최소한의 신원이 공개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반대로 공식적인 지위와 책임이 분명하지 않은 인물이 군정 주요 현안에 지속적으로 관여한다면 지역사회에서 이른바 ‘비선 자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될 여지도 있다.
민간인이라는 이유가 오히려 투명성을 낮추는 근거가 돼서는 안 된다. 외부 인사가 군정에 의견을 제시한다면 어떤 자격으로 참여하는지, 특정 업체나 단체와 이해관계는 없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울진군 정책특보’라는 직함은 외부에서 군수와 군정에 밀접한 영향력을 가진 자리로 인식될 수 있다. 실제 권한과 관계없이 직함 자체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으면 사칭이나 직함 오용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누군가 자신을 정책특보라고 소개하거나 특보와의 친분을 내세워도 주민이나 외부 기관에서는 사실 여부를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
울진군은 정책특보가 누구인지, 어떤 절차로 위촉했는지, 임기는 언제까지인지, 담당 업무와 활동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정책특보가 울진군의 공식 자문역이라면 그에 따른 공적 책임과 투명성도 따라야 한다. 반대로 일반인이라는 이유로 신원과 역할을 밝힐 수 없는 인물이라면 그 사람이 어떤 근거로 군정의 중요 정책을 논의하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보호해야 할 개인정보와 공개해야 할 공적 정보를 구분하는 것은 행정의 기본이다. 울진군 정책특보는 누구이며 어떤 권한과 책임으로 군정에 참여하고 있는가. 울진군이 명확하게 답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