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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누구를 위한 것인가

박문희 기자 입력 2026.10.30 07:10 수정 2026.10.30 09:44

비슷한 공연·체험 반복하는 지역축제
주민과 관광객이 다시 찾을 이유부터 만들어야


가을이면 전국 곳곳에서 축제가 쏟아진다. 특산물과 문화, 자연환경을 내세우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면 비슷한 무대와 먹거리 부스, 체험 프로그램이 반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축제가 많아질수록 더 분명히 물어야 한다. 누구를 위한 축제이며, 무엇을 남기려는 행사인가.

축제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대상과 목적이다. 주민 화합이 우선인지, 관광객을 불러 지역 소비를 늘리는 것이 목표인지 분명해야 한다. 가족 단위인지 청년층인지에 따라서도 프로그램은 달라져야 한다. 대상을 정하지 않은 채 이것저것 끼워 넣으면 결국 누구도 만족시키기 어렵다.

관광객 유치가 목적이라면 방문객 입장에서 봐야 한다. 직접 참여할 체험이 있는지, 가족이 함께 즐길 공간이 있는지, 먹고 쉬며 오래 머물 수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주차와 교통, 화장실, 안내 체계 같은 기본 편의도 화려한 공연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해마다 같은 장소에 무대를 세우고 공연과 노래자랑을 열며 먹거리 부스를 늘어놓는 방식이 반복된다. 축제 이름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도 있다. 방문객의 만족보다 주최 측이 운영하기 편한 방식에 익숙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축제에는 지역만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역사와 문화, 농수산물, 자연환경 가운데 무엇을 보여주고 어떤 기억을 남길 것인지 분명해야 한다. 유명 가수와 대형 무대만으로는 지역의 정체성을 만들기 어렵다.

성공 기준도 복잡하지 않다. ‘나라면 가족과 다시 찾겠는가.’ ‘몇 시간을 머물며 즐길 것이 있는가.’ ‘이 지역에서만 경험할 것이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규모보다 내용부터 손봐야 한다.

관광객의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의외로 작은 친절일 수 있다. 길을 먼저 알려주고, 불편을 살피며, 따뜻하게 맞아주는 주민과 운영진의 태도다. 지역 특유의 인심과 환대는 어느 공연보다 강한 관광 자산이 된다.

주민이 구경꾼에 머무는 축제도 오래가기 어렵다. 행정기관과 대행업체가 만들고 주민은 바라보기만 한다면 지역축제라는 이름도 무색하다.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때 방문객도 그 지역의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축제는 여는 것 자체가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 방문객 숫자보다 다시 찾고 싶은지,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됐는지, 주민이 만족했는지를 따져야 한다.
비슷한 축제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려운 것은 다시 찾고 싶은 축제를 만드는 일이다.

결국 답은 하나다.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지방자치단체는 행사 계획서를 쓰기 전에 이 질문부터 답해야 한다. 축제의 주인은 행정도 대행업체도 아니다. 주민과 방문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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