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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자치단체로서 모든 시·군에 공정한 기회와 지원을 제공해야 할 경북도가 특정 지역에만 재정 지원의 길을 열어주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행정적 형평성 논란과 함께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공모에는 도내에서 의성·봉화·영덕·울진·청도·고령·성주군 등 총 7개 군이 참여했다. 그러나 경북도는 이 중 봉화군에만 도지사 직인이 담긴 '지방비 확보 확약서'를 발급해 제출했으며, 나머지 6개 군에는 해당 서류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비 확보 확약서는 공모 선정 시 광역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할 도비를 책임지고 확보하겠다는 약속을 담은 핵심 서류다.
사업의 실현 가능성과 재정 지원 의지를 보여주는 필수적인 자료인 만큼, 특정 지역에만 이를 발급한 경북도의 판단 기준을 두고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도내 한 주민은 "7개 군이 똑같이 공모에 참여했는데 왜 봉화군에만 지방비 확보를 약속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사전에 명확한 기준이나 방침도 안내하지 않은 채 특정 지역에만 확약서를 준 것은 명백한 행정의 불공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봉화군 역시 도지사 직인은 뒤늦게 확보했으나 도의회 의장 직인은 받지 못해 공모 가점(1.5점)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의 지원 과정에서 전반적인 행정적 혼선이 노출되면서, 나머지 6개 군은 핵심 재정 확약조차 받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이번 논란의 중심에서 영덕군민들이 느끼는 허탈감과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영덕군은 지난해 3월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인해 산림 1만6,207ha가 소실되고 사망자 10명을 포함해 6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주택과 농어업 시설 등 삶의 터전이 크게 훼손되며 잠정 피해액만 약 3,170억 원에 달하는 등 지역사회 전체가 깊은 상처를 입었다.
산림 복구와 주거 안정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송이 생산 기반 붕괴, 극심한 가뭄, 관광산업 위축, 자영업자의 경영난까지 겹쳐 지역경제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빈 점포가 늘어나는 등 극심한 침체 속에서 농어촌 기본소득은 주민 생활 안정과 소비 촉진을 위한 절실한 기회였다.
영덕군의 한 주민은 "영덕군민도 똑같이 세금을 내는 경북도민인데, 대형 산불로 무너진 지역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모든 지역에 기회를 준 것처럼 해놓고 재정 확약은 특정 지역에만 몰아준 것이 과연 균형발전을 외치는 경북도가 할 행정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도는 도내 22개 시·군의 균형발전을 책임지는 광역자치단체다.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가 아닌 모든 도민에게 공정한 행정적 기회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실무 행정의 착오로 넘길 수 없다는 지적이다.
도비 지원 여부를 결정한 구체적인 기준과 과정, 그리고 나머지 6개 군을 배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최고 행정 책임자인 이철우 도지사가 직접 나서서 명명백백히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는 이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서류심사와 발표평가 등을 거쳐 오는 19일께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영덕군을 비롯해 지방비 확보 확약서를 받지 못한 6개 군이 실제 심사 과정에서 겪을 불이익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영덕군민들이 바라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다른 지역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와, 재난을 겪은 지역을 보듬는 광역자치단체의 책임 있는 행정 지원이다. 지역마다 여건은 다를 수 있어도 도민을 대하는 행정의 기본 원칙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오는 19일 최종 발표를 앞두고, 경북도가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해명과 실질적인 후속 조치를 내놓지 못한다면 이번 논란은 단순한 공모 서류 문제를 넘어 도정 전체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뒤흔드는 거센 폭풍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