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의회가 대구경북행정통합 추진 절차를 “졸속”으로 규정하고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TK행정통합특별법안이 국회에 발의되고 경북도·대구시가 참여하는 통합추진단이 활동에 들어가면서 추진 속도가 붙자, 주민 숙의와 재정배분 계획 부재를 문제 삼는 기초의회 반발이 공개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울진군의회는 9일 군의회 본회의장에서 의원 8명 전원 명의로 ‘경북대구행정통합 졸속 추진 결사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군의회는 “정부가 지난 1월 16일 광역지자체 간 행정통합으로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에 4년간 최대 20조 원 규모 재정 지원과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권한 부여를 공표한 뒤, 중단됐던 논의가 재개돼 특별법안 제출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경북 도민 요구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충분한 논의와 숙의 절차가 배제됐다”며 통합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군의회는 통합 자체의 명분에는 공감한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다만 “지방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군의회는 △경북도지사의 ‘졸속 추진’ 공개 사과 △정부의 구속력 있는 상세 재정 배분 계획 수립·공표 △국회의 통합특별법안에 지역 균형발전 대안 반영을 요구했다.
김정희 울진군의회 의장은 “2024년 11월에도 주민 의견 수렴 없는 통합 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충분한 논의와 동의를 전제로 추진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정부가 제시한 20조 원 지원 구상에는 울진을 포함한 지자체별 상세 재정 배분 계획이 보이지 않고, 울진은 지역자원시설세 등 현행 지방재정의 훼손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 배경을 설명했다.
행정통합 논의가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리며 속도를 내는 만큼, 주민 숙의 절차를 제도화하고 재정지원의 배분 원칙을 법안에 구체적으로 못 박지 않으면 갈등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합 추진 주체들은 공론화 기구 구성, 권역별 영향평가 공개, 재정 손실 보전 장치 명문화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