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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진정한 기준은 상대를 깎아내리는 말이 아니라, 울진의 미래를 책임질 실현 가능한 해법을 누가 제시하느냐에 있다.
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더 크게 보고, 불편한 사실은 외면하기 쉽다.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지지하는 후보의 장점은 돋보이고, 상대 후보의 성과는 축소되기 쉽다. 그러나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현안 앞에서 진영 논리는 답이 될 수 없다. 주장은 여러 갈래일 수 있지만, 사실과 성과는 냉정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울진이 마주한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는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추진이다. 울진군은 2026년 주요 업무계획에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과 연계교통체계 구축 대책 등을 담았다. 군은 산단에 문화공간을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수소산단은 단순한 개발사업을 넘어 울진의 산업 기반과 일자리, 인구 유출 대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장기 과제다.
이 때문에 선거에 나서는 이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업의 흠을 찾는 데 머무는 일이 아니다. 입주 기업 확보, 기반시설 구축, 환경·안전성 검증, 주민 수용성 확대, 지역 인재 양성 등 사업을 실제 성과로 연결할 비책을 내놓아야 한다. 추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구체적 자료와 대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막연한 비난은 검증이 아니라 지역 불안을 키우는 행위에 가깝다.
행정은 군수 한 사람의 힘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정책을 설계하고, 중앙정부와 협의하며, 예산을 확보하고, 현장에서 민원을 처리하는 일은 공직자 조직 전체의 몫이다.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묻고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선거 유불리를 위해 공무원 전체를 무능한 집단처럼 몰아세우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직사회의 사기가 꺾이면 피해는 결국 군민에게 돌아간다.
후보자 역시 상대의 과오만 말하기에 앞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봐야 한다. 자신은 어떤 성과를 냈는지, 어떤 책임을 졌는지, 울진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는지를 먼저 설명해야 한다. 상대를 공격하는 말은 쉽다. 지역의 생존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 책임까지 지겠다는 약속은 훨씬 어렵다.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틀렸다고 단정해서는 공동체를 이끌 수 없다. 갈등을 키우고 상처를 들추는 정치로는 인구 감소와 산업 전환, 지역경제 침체 같은 큰 과제를 넘기 어렵다. 선거는 분열을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라 더 나은 선택지를 가려내는 과정이어야 한다.
울진의 미래는 어느 한 후보의 구호만으로 열리지 않는다. 수소산단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전략, 공직사회와 군민의 역량을 묶어낼 리더십, 비판을 넘어 대안을 내놓는 책임 정치가 필요하다. 지금 울진에 필요한 것은 상대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말이 아니라, 지역의 내일을 살릴 설계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