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영해 괴시민속(槐市民俗)마을 (상)
필자는 십 수 년 간 전국을 떠돌며 한국전통마을의 상황과 공동체 문화 현상을 화폭에 담아왔다. 격변하는 시대에 전통과 현대의 사고(思考)와 문물(文物)이 어떻게 상생(相生)할 수 있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를 질문하며 붓을 들었다. 과거의 유산에서 인류의 인문적 가치를 발견하고 보전과 보존의 중요성을 떠올릴 때마다 불연 듯 괴시마을이 생각나곤 했다.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을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나는 등재 이전에 이 마을들을 그렸었다.<양동마을의 봄>(2006), <안동 하회마을>(2008)년. 그리고 <영해 괴시마을 전경>(2007)을 제작한바 있다. 이 작품들은 '마을진경 특별전'을 거쳐 이화여대박물관에 모두 소장(2018)되었다. 한편 괴시마을에 대해서는 졸저 『그리운 이웃은 마을에 산다』 '고향에서 부르는 노래' 430~447쪽 (학고재,2007)에서 소개하였다.
최근 괴시마을에서는 <제13회 목은문화제>(10.23~10.24)가 열렸고 고유제와 개막식의 내용은 풍부했다. 첫 날은 학생백일장, 영덕군민극단의 인형극, 괴시마을잔치, 전통놀이체험 등이 있었다. 이튿날은 문과 과거시험과 풍물놀이, 월월이청청과 9개읍면 풍물단의 풍물대동놀이와 함께 전통혼례, 청년문화예술마당 체험존 등이 펼쳐졌다, 내가 2007년에 그렸던 <영해 괴시마을 전경>은 군의 요청으로 포스터 제작에 쓰였으니 나름 축제에 참여한 보람으로 느낀다.
한편 새로운 마음과 시각으로 괴시마을을 한 해에 걸쳐 국가 민속문화재(4곳)와 문화재자료(12곳)한옥을 모두 사생하고 화폭에 담았다.
현장답사를 통한 작업은 어려움이 따랐는데 남중열 보전위원회 위원장의 협조가 컸다. 매달 만날 때마다 문이 잠긴 집 주인과 통신하고 열쇠를 받거나 번호키로 해결해 주었다. 또 동행한 진주 유근종 사진작가의 드론으로 한옥의 지붕형태를 확인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이와 같은 여건속에 16곳 한옥의 다양성을 모두 점검하고 화첩에 옮겼다. 육안을 통한 감상과 사진에 의존하는 것 보다 사생(寫生)을 통해 한옥의 구조를 살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대상에 대한 관찰로서 한옥의 미(美)와 장인(匠人)의 숨결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사계절에 따른 가옥내의 정원과 수목을 살폈고, 점경인물로 거주자와 관광객들을 넣었다.
가옥작품의 순서는 1-영양남씨 괴시파종택(英陽南氏 槐市派宗宅). 2-대남댁(台南宅). 3-물소와고택(勿小窩古宅). 4-해촌고택(海村古宅). 5-백회재고택(百悔齋古宅). 6-주곡댁(注谷宅). 7-사곡댁(沙谷宅). 8-영감댁(令監宅). 9-경주댁(慶州宅). 10-내앞댁. 11-영은고택(瀛隱古宅). 12-구계댁(邱溪宅). 13-입천정(卄川亭). 14-괴정(槐亭). 15-물소와서당(勿小窩書堂). 16- 스므나골재사(齋舍)이다.
마을에서 구한 '2025 학술발표회 <영해 괴시리 영양남씨 문적과 특징> (2025.9.26) 자료집을 통해 마을의 형성과 유래 및 가문이 배출한 인물들을 접할 수 있었다. 한편 한옥구조와 형태 (배치 평면도, 정면도, 측면도, 단면도)는 『영덕의 목조문화재』 (영덕군 발행,2009)를 참조하였다. 또 『영덕의 정자』 (박약회 영덕지회,2012)와 『영덕군지』 『영해면지』를 숙독하며 괴시마을의 역사와 문화의 산실을 찾아 붓을 들었다.
그밖에 괴시마을의 인문적 자료는 인터넷에서 살필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문화유산의 중요성과 한옥 건축의 아름다움에 의미를 두고 소개한다. 왜 이곳 건축이 국가문화재로서 선정(민속문화재와 문화재자료)되었는지를 살피는 일이다. 이에 대한 확인과 각기 다른 건축의 형태미를 입체적인 작품으로 선보인다.
괴시마을 특집은 16개의 문화재한옥을 2회(상.하)에 걸쳐 8개씩 소개하며 전모를 밝히려 한다. 이곳에 살았던 고향을 둔 작가로서의 소임을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