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정치/경제
|
|
기후변화와 산재한 악재 속에서 영덕군 행정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한때 주말마다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영덕 대게 상권은 옛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상가들 사이에서는 "매출 감소가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는 깊은 한숨이 터져 나온다.
건설업계의 체감 경기는 더욱 얼어붙었다. 지역 곳곳에서 중장비 가동이 멈춰 섰고, 인력업체들마저 일감이 끊기면서 지역 경제는 아사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임가 소득의 핵심인 송이 생산마저 이상 기후와 산불 피해 여파로 부진을 면치 못해, 영덕 경제를 지탱해 온 주요 산업들이 동시에 흔들리는 위기 국면을 맞았다.
산불 피해 복구와 보상, 지방채 발행 등으로 영덕군의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재정난이 지역 경제 침체를 방치하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강하게 지적한다. 오히려 재정이 어려울수록 움츠러들기보다 공격적인 행정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어렵다고 허리를 졸라매다 숨이 끊어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돈이 없다고 손을 놓기보다 돈을 더 빌려서라도 경기 부양을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영덕군이 발주하는 각종 공사와 용역 사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역 업체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관행적으로 외부 업체에 맡기고 있지는 않은지, 입찰 과정에서 실질적인 참여 기회가 보장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지역 업체에는 엄격한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서 외부 업체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지급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덕군은 계약 및 발주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 업체와 외부 업체의 계약 현황 및 예산 집행 규모를 낱낱이 밝혀 행정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역량이 부족한 지역 업체에 대해서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과 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 역시 행정의 몫으로 지적된다.
원전 관련 사업이 향후 지역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그 효과가 가시화될 때까지 마냥 손을 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장 오늘 가게 문을 열어야 하는 소상공인, 장비를 세워둔 건설업체, 판로를 걱정하는 농·어·임업 종사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먼 미래의 청사진이 아닌 '현재의 일감과 소비'다.
침체가 이대로 장기화될 경우 폐업과 실업 급증, 청년 및 인구 유출, 소비 위축과 세수 감소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악순환이 고착화될 우려가 크다.
영덕군의 존재 이유는 군민이 고향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삶의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을 만드는 데 있다. "예산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그 예산을 누구를 위해,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가"에 대한 뼈를 깎는 성찰과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