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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37도 폭염에 영덕 복숭아 농가 `사투`…농민들은 땀, 장터에는 긴 줄

박문희 기자 입력 2026.08.01 10:44 수정 2026.08.01 10:47

수확 늦추면 과육 무르고 상품성 하락…새벽·저녁으로 작업시간 조정
기록적 더위에 당도 높아져 관광객 발길…농가 시름 속 판매는 활기


[고향신문=박문희기자] 대구와 경북 전역에 낮 최고기온이 37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수확철을 맞은 영덕 복숭아 농가가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농민들은 온열질환 위험에도 수확 시기를 놓칠 수 없어 새벽과 저녁 시간대에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경북 곳곳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낮 동안 달아오른 열기가 밤에도 식지 않는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대구와 포항, 구미, 영덕 등에서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주민들의 피로도 커지고 있다.
 

폭염의 영향을 직접 받는 곳은 농축산업 현장이다. 경북의 주요 복숭아 산지인 영덕군 농가들은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수확기를 맞았지만, 연일 이어지는 고온에 작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
 

복숭아는 햇볕을 충분히 받으면 당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기온이 지나치게 오르면 과육이 쉽게 무르고 상품성이 떨어진다. 수확 시기를 하루 이틀만 놓쳐도 판매가 어려워 농민들은 폭염 속에서도 작업을 멈추기 어렵다.
 

낮 최고기온이 37.5도까지 오른 영덕읍의 한 복숭아 과수원은 이른 시간부터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그늘이 거의 없는 밭은 햇볕을 그대로 받아 달아올랐다. 작업자들은 더위를 피하려고 오전 5시부터 수확을 시작했지만 오전 9시 전부터 온몸이 땀에 젖었다.
 

얼음팩을 넣은 조끼와 찬 수건도 강한 햇볕 앞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농민들은 물을 자주 마시고 작업과 휴식을 반복하며 복숭아를 따고 상자를 옮겼다.
 

영덕에서 20년째 복숭아 농사를 짓는 이모 씨는 "이맘때 수확하는 복숭아는 하루 이틀만 시기를 놓쳐도 나무에서 물러 팔 수 없게 된다"며 "더위가 무섭고 쓰러질 것 같아도 일 년 농사를 망칠 수 없어 물을 마시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해 질 무렵까지 일했지만 요즘은 오후 기온이 너무 높아 점심 무렵 작업을 중단한다"며 "충분히 쉰 뒤 저녁 늦게 다시 과수원으로 나온다"고 했다.
 

농민들이 무더위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올해 영덕 복숭아는 높은 당도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강한 햇볕과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복숭아의 단맛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덕지역 복숭아 장터에는 복숭아를 맛보거나 구매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판매장에서는 복숭아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록적인 폭염은 농민들의 건강과 농작물의 상품성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높은 당도로 판매 현장은 활기를 띠는 상반된 풍경도 만들어내고 있다. 농민들은 수확량과 품질을 지키는 동시에 무더위 속 안전까지 챙겨야 하는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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