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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울진의 잇단 안전사고, ‘우연’으로만 넘길 일인가

박문희 기자 입력 2026.09.19 10:16 수정 2026.09.19 10:19

복지·안전은 2중·3중 안전망을 쳐도 빈틈 생겨
사고 뒤 수습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예산 효율성만으로 재단해선 안 돼
재난 앞에서 드러나는 단체장의 자세와 행정 분위기도 돌아봐야


복지와 안전은 2중, 3중으로 안전망을 구축해도 빈틈이 생길 수 있다. 그 작은 빈틈 하나가 때로는 한 사람의 생명과 한 가정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기도 한다.

최근 울진군에서 발생한 여러 안전사고가 서로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사고가 이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고에는 원인이 있고, 상당수 사고는 사전 예방과 예찰, 신속한 대응을 통해 피해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안전행정이 사고가 발생한 뒤 현장을 찾아 수습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 위험요인을 찾아내고, 사고 가능성이 있는 현장에 사람을 배치하고, 반복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예방행정의 기본이다.

인근 영덕군의 경우 해수욕장 폐장 이후에도 안전 취약지역에 대한 순찰과 예찰 활동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물놀이철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지방행정은 단체장이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조직 전체의 업무 방향과 현장 대응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본 기자가 과거 울진군청을 방문했을 때 기억에 남았던 모습 중 하나는 공무원들의 밝은 표정과 자연스러운 인사였다. 작은 모습일 수 있지만 주민을 대하는 행정의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최근에는 예전과 다소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할 때가 있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만으로 울진군 공직사회 전체가 변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최근 공개된 일부 재난·안전 현장의 사진이나 대응 모습을 바라보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면 행정은 이를 가볍게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최근 복지와 안전 관련 예산을 두고 중복성과 효율성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오는 점도 생각해 볼 대목이다.

예산 낭비와 행정편의주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당연히 따져야 한다. 국·도비가 포함된 매칭사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지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복지와 안전 분야는 단순히 ‘비슷한 사업이 몇 개나 있느냐’는 숫자만으로 판단해서도 곤란하다.

복지와 안전에 2중, 3중의 장치가 존재하는 것은 하나의 안전망이 놓친 사람을 다른 안전망이 붙잡기 위해서다. 평상시에는 중복처럼 보이는 장치가 위기의 순간에는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마지막 끈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불필요한 예산은 과감하게 걷어내되, 복지와 안전 분야만큼은 사업의 중복 여부에 앞서 ‘이 사업이 사라졌을 때 누가 위험해지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최근 울진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와 이에 대한 지방정부의 대응을 둘러싸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관련된 물놀이 사고처럼 지역사회 전체가 안타까워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 지방자치단체장의 행보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단체장이 모든 일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행사 참석 역시 군정의 일부일 수 있다. 그러나 중대한 사고로 피해자와 가족, 지역사회가 고통받는 시기라면 어떤 일정을 우선하고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가는 행정 책임자의 판단과 공감 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 된다.

그 판단이 적절했는지는 결국 군민이 판단할 몫이다.

분명한 것은 군민이 바라는 울진은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을 따지는 울진이 아니라,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한 번 더 살피는 울진이라는 점이다.

복지와 안전은 돈이 남으면 하는 행정이 아니다. 성과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뒤로 미룰 수 있는 분야도 아니다.

순찰요원이 하루 종일 아무 사고도 만나지 않았다면 그것을 ‘한 일이 없다’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안전시설이 수년 동안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고 해서 불필요한 시설이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안전행정의 가장 값진 성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울진군도 최근의 사고들을 개별적인 우연으로만 바라보기보다 예방·예찰·현장대응 체계를 다시 한번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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