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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신문=조원영기자] 울진죽변수협이 추진하는 ‘울진죽변수협 수산유통지원센터 건립사업(냉난방기 구매·설치)’ 입찰 참가자격을 두고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업은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36-88 일원 죽변항 어항구역 내에 조성되는 수산유통지원센터의 냉난방기를 구매·설치하는 사업으로, 공사금액은 1억9,250만원, 추정가격은 1억7,500만원 규모다.
사업 내용은 특산품 판매점 1동과 선수품 보급장 1동 등에 냉난방 설비를 설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입찰공고에서 요구하고 있는 참가자격 가운데 ‘입찰공고일 기준 최근 5년 이내 농·수·축협에서 발주한 냉난방공사로 2억원 이상 준공 실적을 보유한 업체’라는 조건이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단순히 냉난방공사 실적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실적의 발주기관을 농협·수협·축협으로 특정했다는 점이다. 냉난방 설비공사의 시공능력과 기술력을 확인하는 것이 입찰 참가자격 제한의 목적이라면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원자력 관련 시설 등에서 동일하거나 더 큰 규모의 냉난방공사를 수행한 업체까지 일률적으로 배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울진군 지역 관내 냉난방 설비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관련 건설업 및 설비공사 자격을 갖춘 업체 가운데는 관공서와 교육기관, 공공기관 등에서 상당 규모의 냉난방공사를 수행해 온 업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공고의 조건대로라면 이들 업체도 농·수·축협에서 발주한 2억원 이상의 냉난방공사 실적이 없으면 입찰 참여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업계에서는 “실제 공사수행 능력을 검증하려는 것이라면 냉난방공사 실적과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될 일을 왜 발주기관까지 농·수·축협으로 한정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해당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업체가 극소수에 불과하거나 사실상 특정 업체에 집중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지역에서 냉난방 설비공사 등을 수행하는 업체가 여러 곳임에도 특정 실적조건으로 입찰 참가업체가 크게 줄어든다면, 형식상 경쟁입찰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인 경쟁이 제대로 보장됐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입찰담합을 가격뿐 아니라 낙찰자·투찰가격·낙찰가격 등 경쟁요소를 사업자들이 합의하는 행위로 보고 있으며, 현행 공정거래법상 입찰·경매 담합은 부당한 공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공정거래법상 담합이 성립하려면 단순히 경쟁이 제한된 결과만으로는 부족하고, 기본적으로 둘 이상의 사업자 사이의 합의와 경쟁제한성 등이 확인돼야 한다.
따라서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 역시 ‘특정업체 밀어주기’나 ‘입찰담합’으로 단정하기보다는, 해당 입찰조건이 객관적으로 필요한 조건이었는지와 결과적으로 경쟁을 과도하게 제한했는지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발주처가 왜 ‘농·수·축협 발주 실적’만을 요구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산유통지원센터라는 시설의 특성상 일반적인 냉난방공사와 다른 기술적 요소가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농·수·축협 시설에서 시공한 경험이 실제 공사수행에 필수적인 것인지, 그리고 이러한 조건을 설정하게 된 객관적인 기술검토나 내부 검토자료가 있었는지 등이 핵심 확인사항으로 꼽힌다.
지역 업계에서는 특히 이번 조건을 실제로 충족하는 업체가 몇 곳인지 공개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약 다수의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일반적인 냉난방공사 실적을 인정하지 않고 특정 기관에서 발주한 실적만 인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극소수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면, 참가자격 제한의 필요성과 비례성에 대한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거 유사한 수협 발주공사에서 동일 업체가 반복적으로 사업을 수주했는지, 이번 입찰조건과 특정 업체의 보유 실적이 사실상 일치하는지, 입찰조건 결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와의 사전 접촉이나 협의가 있었는지 등도 객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업계 관계자는 “냉난방공사 수행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발주기관의 종류보다 실제 시공실적과 공사금액, 기술인력, 장비 및 관련 자격 등을 종합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느냐”며 “특정 기관의 실적을 요구하면서 참여업체를 지나치게 좁히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라는 입찰의 기본 취지에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울진지역에서 관련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업체가 여러 곳인데도 실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업체가 한두 곳으로 제한된다면 경쟁입찰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발주처는 해당 조건을 설정한 구체적인 근거와 참여 가능한 업체 수 등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특정 업체가 실제 낙찰받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입찰공고 단계부터 모든 업체에게 공정한 경쟁기회가 제공됐느냐는 데 있다.
아울러 실제로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입찰조건이 사전에 설계됐거나 사업자 간 낙찰자·투찰가격 등에 관한 사전 합의가 있었다는 객관적인 정황이 확인될 경우에는 단순한 입찰조건 논란을 넘어 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 여부까지 관계기관의 조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사업이 명실상부한 경쟁입찰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특정 업체의 참여 가능성을 높이는 조건이 아니라, 실제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업체들에게 폭넓은 경쟁기회를 제공했는지를 기준으로 입찰과정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