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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여의도 35배 크기를 10분 만에 가로지른다”

박문희 기자 입력 2026.01.26 17:50 수정 2026.01.26 17:51

겨울철 고니 떼 만나는 715m 생태 케이블카


겨울 아침, 왕피천 하구로 차가운 해풍이 불어온다. 강물은 잔잔히 흐르고, 수면 위로 고니 떼가 날갯짓하며 하늘로 오른다. 동해의 수평선은 겨울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고, 철새들의 울음소리가 공기를 채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인 왕피천 상공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가 있다. 면적만 102.84㎢, 여의도 면적의 약 35배에 달하는 이 공간을 케이블카는 단 10분 만에 가로지른다. 수달과 산양이 서식하고, 버들치와 연어가 헤엄치는 1급수 하천을 최고 55m 상공에서 조망하는 경험이다.

겨울에는 철새 관찰, 가을에는 연어 회귀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사계절 생태관광의 거점으로 꼽힌다.

울진 왕피천케이블카는 경북 울진군 근남면 왕피천공원길 1에 위치해 있다. 왕피천 하구와 동해바다가 맞닿은 지점에서 출발해 총연장 715m 구간을 운행한다. 편도 약 10분간 이동하며, 일반 캐빈 10대와 투명 바닥의 크리스탈 캐빈 5대로 구성돼 있다.

2020년 7월 1일 개장 이후, 왕피천 생태보전지역을 체험할 수 있는 대표 관광시설로 자리 잡았다. 케이블카에 오르면 하천과 바다, 산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어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풍경을 선사한다.

왕피천은 2005년과 2009년 환경부로부터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국내 최대 규모의 청정 하천이다.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산양을 비롯해 1급수 어종인 버들치·연어·황어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받는다.

케이블카는 이 보전지역 상공을 통과하며, 출입이 제한된 생태 공간을 훼손 없이 관찰할 수 있는 ‘공중 관찰로’ 역할을 한다.

크리스탈 캐빈은 바닥이 투명 유리로 설계돼 발아래 왕피천 하구와 동해바다를 그대로 내려다볼 수 있다. 일반 캐빈 대비 수량이 적어 성수기나 주말에는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지만, 겨울철 고니 떼와 가을철 연어 회귀 장면을 내려다보는 경험은 충분한 보상이 된다.

연어는 북태평양을 약 1만8,000~2만km 회유한 뒤 매년 10~11월 왕피천으로 돌아온다. 겨울철새 고니는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왕피천 하구와 연호공원 일대에서 관찰할 수 있다.

케이블카 내부에서는 셀카와 풍경 촬영이 자유롭다. 상부 정류장에는 간단한 카페와 휴게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케이블카 내 음식물 반입은 제한돼 있다.

상부 정류장에서 내리면 망양정과 해맞이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펼쳐진다. 대나무숲과 소나무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울진대종과 해맞이광장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관동팔경 중 하나인 망양정이 자리한다. 조선 숙종이 ‘관동제일루’ 현판을 하사한 이 정자는 현재 2026년 3월까지 보수공사가 진행 중으로 내부 관람은 제한되지만, 외관 관람과 주변 산책은 가능하다.

망양정에서 해맞이공원으로 이어지는 ‘바람소리길’은 수령 200년 이상 된 소나무 1,000여 그루가 자생하는 숲길로, 겨울에도 고요한 힐링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매월 첫째·셋째 월요일은 정기 휴무지만 공휴일에는 정상 운행하며, 7~8월은 휴무 없이 운영된다. 기상 악화 시 운행이 중단될 수 있어 방문 전 전화(054-782-9330) 확인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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