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공에는 시행착오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성공을 이루기 전에 멈춘다면 시행착오는 결국 실패로 남을 수 있다. 잘못이나 부족함을 인정하고 보완하는 과정이 중요한 이유다.
강릉시와 울진군의 민생안정지원금은 모두 첫 관문인 의회에서 부결됐다. 그러나 부결 이후 두 지역의 대응은 달랐다. 강릉시는 지적된 부분을 보완해 다시 안건을 올렸고, 두 번째 심의에서 민생안정지원금이 가결됐다.
그렇다면 울진군은 부결 이후 지금까지 의회와 어떤 논의를 이어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군민만 바라보고 군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겠다는 것이 군정의 기본 방향이라면, 부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다시 살피고 보완해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재상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재추진 여부는 재정 여건과 의회 협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다만 그 과정과 판단 근거만큼은 군민에게 분명하게 설명돼야 한다.
최근 울진지역 온라인 게시판을 보면 또 다른 우려도 든다. 민생안정지원금과 군정을 둘러싼 의견이 갈리면서 정작 논의의 본질이 무엇인지 흐려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의견이 다를 수는 있다. 비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상대를 비아냥거리거나 모욕하는 표현까지 일반적인 의사표현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는 경계해야 한다.
최근에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는 거친 표현도 눈에 띈다. 행정에 대한 비판과 공직자를 향한 모욕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정책이 잘못됐다고 판단한다면 근거를 들어 지적하면 된다.
더 생각해볼 대목은 이런 강한 표현 가운데 일부가 황이주 군수를 지지하는 취지의 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층이라면 군정에 힘을 보탤 수 있다. 그러나 상대를 자극하고 감정을 격화시키는 방식이 과연 군수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보듬고 품으며 갈등을 낮춰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대립을 키운다면 황 군수가 강조해온 ‘군민 화합’과도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황 군수는 군민 화합을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화합을 저해할 수 있는 과도한 표현과 정치적 대립에 대해서도 보다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해 보인다.
군수가 바뀐 이후 지역사회에서 정치적 갈등이 장기간 이어지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특정 세력이나 개인만의 책임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만 지지와 반대 양쪽의 과도한 대응, 그리고 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정치적 분위기가 갈등을 장기화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누가 더 강한 말을 하느냐가 아니다.
울진군은 민생안정지원금 부결 이후 무엇을 했는지, 의회와 어떤 협의를 했는지, 다시 추진할 의향은 있는지 군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군수와 지지층, 반대층 모두도 지역사회의 갈등을 키우는 표현보다는 정책과 사실을 중심으로 의견을 나눠야 한다.
시행착오는 잘못이 아니다. 문제를 알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민생안정지원금도, 군민 화합도 결국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평가받는다.
지금 울진군에 필요한 것은 갈등을 이어가는 말이 아니라 부결 이후 무엇을 보완했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