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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100년의 시간 넘어 빛으로 되살아난 옛 장터

박창식 기자 입력 2026.08.28 10:54 수정 2026.08.28 10:56

`2026 영덕 국가유산 야행` 현장 찾은 지역민 관광객 발걸음 이어지며 거리 다시 활기
물건 사고 파는 공간 넘어 사람 만나고 삶의 이야기 오갔던 지역 중심 공간 다시 생각


[고향신문=박창식기자]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영덕군 영해면 옛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 일원에서 '2026 영덕 국가유산 야행'이 열렸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자 평소 조용했던 옛 장터거리에 하나둘 불빛이 켜졌고, 골목을 찾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거리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이번 야행은 단순히 밤에 즐기는 문화행사를 넘어 오랜 세월 영해의 삶과 상업,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져 온 옛 장터거리를 무대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마련됐다. 특히 오래된 건축물과 골목길이 남아 있는 근대역사문화공간을 활용해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문화의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밤이 깊어질수록 옛 영해장터 거리의 분위기는 더욱 특별해졌다. 낮에는 평범하게 보였던 골목과 건물들이 조명과 문화 프로그램을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되살아났고, 방문객들은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오래된 거리의 흔적을 살펴봤다.

골목 곳곳에서는 역사문화 공간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공연과 체험, 문화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아이들과 함께 행사장을 둘러보며 영해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고,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으며 야행의 분위기를 즐겼다. 지역 주민들도 익숙하게 지나던 골목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며 옛 장터거리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
 

특히 이번 야행은 영해장터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삶의 이야기가 오갔던 지역의 중심 공간이었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100년 전 영해의 장터에는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고, 장터를 중심으로 상인과 주민, 외지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서로 만나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장터에서 시작된 사람들의 움직임은 주변 골목으로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형성된 거리의 기억은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옛 건물과 골목 곳곳에 남아 있다.
 

2026 영덕 국가유산 야행은 바로 그 오래된 기억을 다시 밤의 거리로 불러냈다. 어둠 속에서 하나둘 밝혀진 불빛은 오래된 골목을 환하게 밝히고, 그 길을 따라 이어진 방문객들의 발걸음은 100년 전 장터를 오가던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강원도 태백에서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낮에 보던 영해장터거리와 밤에 조명이 켜진 거리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며 "아이들과 함께 골목을 걸으며 영해의 역사도 알아보고 공연과 체험도 즐길 수 있어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들은 오래된 건물과 골목길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며 가족과 함께 추억을 만들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교과서에서만 접하던 역사와 문화유산을 실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어른들에게는 과거의 장터와 지금의 거리를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이 됐다.
 

지역 주민들에게도 이번 야행은 익숙했던 공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오랫동안 지역을 지켜온 골목이 문화와 관광의 공간으로 다시 활용되면서 영해가 간직한 역사적 가치와 지역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데에도 의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옛 영해장터 거리가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다시 채워졌다는 점에서 이번 야행의 의미는 컸다. 국가유산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직접 걷고, 보고, 체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역사문화 공간의 새로운 가능성도 보여줬다.
 

이번 행사를 통해 옛 영해장터 거리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공간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문화공간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영덕의 국가유산은 책이나 전시관 안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걸어온 골목과 살아온 공간, 장터에서 오간 수많은 이야기 속에도 역사는 살아 숨 쉬고 있다. 100년 전 영해장터에 사람들이 모여 불빛 아래에서 장사를 하고 서로의 안부를 나눴다면, 2026년의 영해장터 거리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모여 공연을 즐기고 골목을 걸으며 또 다른 이야기를 남겼다.
 

시간은 달라졌지만, 사람을 모으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장터의 모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날 밤 밝혀진 불빛은 단순한 행사의 조명이 아니었다. 100년의, 시간을 건너온 영해의 이야기를 오늘의 사람들에게 다시 보여주는 하나의 빛이었다.
 

영덕군의 이번 국가유산 야행은 100년의 시간을 건너온 이야기가 오늘날의 사람들과 만나 또 하나의 역사가 되는 뜻깊은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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