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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영덕 대형원전·기장 SMR 후보지 선정…신규 원전 10년 만에 재가동

박문희 기자 입력 2026.06.19 10:51 수정 2026.06.19 10:53

한수원 부지선정위, 영덕에 1.4GW급 2기·기장에 0.7GW급 1기 선정
2031년 착공 목표…안전성·주민 동의·사용후핵연료 대책이 최대 쟁점


[고향신문=박문희기자] 2026년 6월 17일 경북 영덕군과 부산 기장군이 각각 신규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10년 넘게 멈춰 있던 국내 신규 원전 입지 사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1.4기가와트급 대형 원전 2기 부지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0.7기가와트급 소형모듈원전 후보지로는 부산 기장군이 뽑혔다.
 

지난 3월 말까지 진행된 공모에는 대형 원전 부지에 영덕군과 울산 울주군이, 소형모듈원전 부지에 기장군과 경북 경주시가 참여했다. 평가 결과 영덕군은 91.01점, 기장군은 87.11점을 받았다. 경쟁 지역이었던 울주군은 82.63점, 경주시는 84.56점에 그쳤다.
 

부지선정위는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을 각각 25점으로 평가했다. 영덕군은 주민 여론조사와 부지 적정성, 환경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장군도 주민 여론조사와 부지 적정성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덕의 선정은 상징성이 크다. 영덕은 2011년 1.5기가와트급 대형 원전 2기 건설 예정지로 선정되어 이듬해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으로 지정 고시됐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취소되면서 사업은 중단됐으나 이번 결정으로 영덕은 10여 년 만에 다시 원전 입지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이번에 영덕에 추진되는 대형 원전 2기는 국내 33번째와 34번째 원전에 해당하며 영덕은 고리, 월성, 한빛, 한울처럼 기존 원전 단지가 있는 지역이 아니다. 신규 원전 입지가 다시 선정된 것은 2011년 강원 삼척 대진원전과 영덕 천지원전이 선정됐다가 이후 취소된 뒤 처음으로 원전 정책이 다시 확대 기조로 돌아섰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이유다.
 

주민 수용성은 이번 평가의 핵심 변수였다. 지난 2월 영덕 주민 14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6%가 원전 유치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원전 유치가 일자리와 재정 확충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다만 원전 안전성, 해양 생태계 영향, 사고 위험,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를 둘러싼 우려도 남아 있다.
 

앞으로 절차는 간단하지 않다. 한수원이 입지를 추천하면 정부는 내년 초까지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 2029년 실시계획 승인과 건설허가를 거쳐 2031년 착공하는 일정이 제시됐다. 소형모듈원전은 2035년 준공, 대형 원전은 2037~2038년 준공이 목표다.
 

후보지 선정은 사업의 출발점일 뿐이다. 환경영향평가,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사, 주민 의견 수렴, 보상 협의, 송전망 구축, 사용후핵연료 관리 대책이 모두 남아 있다. 특히 영덕은 과거 원전 예정지 지정과 취소를 겪은 지역으로 정부와 한수원이 지역 경제 효과만 앞세우고 안전 정보 공개와 주민 참여를 소홀히 할 경우 갈등은 다시 커질 수 있다.
 

신규 원전 사업은 전력 수급과 탄소 감축을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원전 확대는 지역에 장기 부담을 남기는 선택이기도 하다. 정부는 후보지 선정 결과를 성과로만 포장해서는 안 된다. 안전성 검증, 폐기물 대책, 주민 동의 절차를 먼저 투명하게 제시해야 하며 주민들의 참여로 원전 사업의 신뢰를 주는 것이 10년 만에 되살아난 신규 원전 정책이 사회적 신뢰를 얻는 최소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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