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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정치의 첫 번째 조건은 능력이 아니라 정직이다.
허위와 과장은 정치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영덕군수 경선을 앞둔 지역사회가 한 후보를 향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론조작 시도 의혹부터 사전선거운동 논란, 수상 경력 홍보를 둘러싼 사실관계 논란까지 잇따르면서 “과연 군민을 생각하는 정직한 후보가 맞느냐”는 근본적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역사회가 문제 삼는 대목은 단순한 선거 공방이 아니다. 군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받들어야 할 후보가 오히려 민심을 유리하게 가공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데다, 선거를 앞두고 부적절한 홍보 행위까지 겹치면서 정치적 신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군민 입장에서는 “민심을 아우르는 정치”를 말하기 전에, 사실과 책임 앞에서 얼마나 정직한 태도를 보여왔는지를 먼저 묻게 된다.
논란은 후보 측의 수상 홍보에서도 불거졌다. 해당 후보는 ‘제14회 대한민국 실천대상’ 수상을 알리며, 도의원 재직 당시 영덕시장 화재 때 피해 성금 2천만원을 전달한 공로가 높이 평가돼 사회공헌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역에서 이 내용을 확인한 결과, 영덕시장 화재 당시에는 이미 도의원직을 상실한 시기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보 내용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치인의 경력 홍보는 사실에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 공적 이력을 부풀리거나 시점을 흐리게 해 공헌을 강조했다면,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유권자의 판단을 흐릴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면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군민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수상 실적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정직한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그 이전의 책임 문제다. 해당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재판이 길어지면서 보궐선거 기한을 넘겼고, 그 결과 영덕은 1년 6개월가량 도의원 공백을 겪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역 대표가 있어야 할 자리에 오랜 시간 공백이 생겼는데도 정작 당사자는 군민에게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그 책임을 외면한 채 다시 군수 후보로 나선 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시 대법원 상고를 포기한 시점을 두고도 지역사회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부 군민은 그 판단이 다음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 아니었느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판단은 신중해야 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런 의심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 후보 본인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직을 맡겠다는 사람이라면 의혹을 피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의혹이 생긴 이유까지 책임 있게 해명해야 한다.
진정 영덕을 생각했다면 다른 선택도 가능했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조금 더 이른 결단이 있었다면 지역이 1년 6개월이나 도의원 없는 상태에 놓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크다. 결국 본인의 정치적 안위가 지역 대표성보다 앞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 대목에서 힘을 얻는다.
선거는 약속의 경쟁이기 전에 신뢰의 검증이다. 정직하지 않은 정치인은 어떤 공약을 내세워도 군민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민심은 구호로 얻는 것이 아니다.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책임질 일을 피하지 않고, 부끄러워할 일 앞에서 먼저 고개 숙이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지금 영덕 군민이 묻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이런 후보가 과연 군민 앞에 정직한 사람인지, 그리고 영덕의 미래를 맡길 자격이 있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