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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영덕군수 예비후보 측 ‘민심 조작’ 논란…군민 여론까지 흔들려 했나

박문희 기자 입력 2026.04.19 13:03 수정 2026.04.19 13:05

당원 투표 이어 군민 여론조사까지 ‘1인 2참여’ 유도 정황…경선 공정성 정면 훼손실명 기부 따른 사전선거운동 의혹도 확산…“당선 위해 군민 뜻까지 왜곡했나” 비판


영덕군수 선거를 앞두고 한 예비후보 측이 군민의 민심마저 인위적으로 움직이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휩싸였다. 지지자들이 있는 단체 SNS 방에서 당원 투표와 군민 여론조사에 모두 참여하는 방법을 알리는 메시지가 퍼지면서, 경선 공정성 훼손을 넘어 군민 여론 자체를 조작하려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지역 행사에서 실명으로 물품을 기부한 사실까지 알려지며 사전선거운동 의혹도 다시 불거졌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선거 과열이 아니다. 당원 투표는 물론 일반 군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까지 동시에 참여하도록 유도한 정황이 사실이라면, 이는 경선 규칙을 비트는 수준을 넘어 군민의 뜻 자체를 왜곡하려 한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 민심은 확인의 대상이지 조작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지지층의 참여를 조직적으로 독려했다면, 이는 군민 여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태도와 다르지 않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거세다. 경선은 당원 의사와 일반 유권자의 판단을 함께 반영해 후보를 가리는 절차다. 그런데 특정 진영이 당원 투표와 군민 여론조사를 사실상 이중으로 활용하도록 만들었다면, 이는 공정 경쟁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위다. 무엇보다 군민의 목소리를 후보 선출의 재료가 아니라 조작 가능한 수치로 여긴 것 아니냐는 점에서 사안이 가볍지 않다.

지역사회가 분노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군민의 실제 판단보다 유리한 숫자를 만드는 데 더 관심을 둔 것이라면, 이는 민심을 존중한 것이 아니라 민심을 이용한 것이다. 선거는 표를 얻는 기술이 아니라 신뢰를 얻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논란은 유권자를 설득하기보다 군민 여론의 형식을 빌려 결과를 설계하려 했다는 의심을 키우고 있다.

아직 의혹을 만든 후보자는 뚜렷한 해명이나 책임 있는 조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의혹의 성격이 무거운 만큼 침묵이 길어질수록 ‘군민 여론 조작’이라는 의심도 더 짙어질 수밖에 없다.


사전선거운동 의혹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지역사회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해당 예비후보는 지난해 11월 15일 지역 자율방범연합대 행사에 자신의 실명을 적어 물품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한 호의가 아니라 선거를 앞두고 이름을 알리려는 사전 포석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기자가 선거관리위원회에 확인한 결과, 선관위는 해당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113조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위법 여부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될 사안이지만, 선거를 앞둔 시점에 실명을 내건 기부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한 가지 질문으로 모인다. 당선만 된다면 군민의 뜻마저 손볼 수 있다고 본 것인가. 당원 표도, 군민 여론도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겼다면, 이는 선거 전략을 넘어 민심에 대한 오만이다. 군민은 동원의 대상이 아니다. 숫자로 가공할 대상은 더더욱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모호한 해명이 아니다. 군민의 민심을 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이 왜 제기됐는지, 관련 메시지는 누가 어떤 의도로 퍼뜨렸는지, 실명 기부는 왜 이뤄졌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선거가 민심을 묻는 절차라면, 민심을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 앞에서는 누구보다 엄격한 설명과 책임이 따라야 한다. 판단은 결국 군민이 한다. 그리고 군민은 자신들의 뜻을 가볍게 여긴 후보를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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