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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읍 천전리 황토 맨발 길. 이른 아침 주민이 산책길을 지날 때,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며 작은 돌과 모래를 하나하나 손으로 줍는 공무원의 특이한 모습이 눈에뛴다.
다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맨발 걷기를 하러 온 주민이 발이 아프다는 민원이 있어서 직접 걸어보고 문제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작은 돌들이 발을 찌르는 것이 불편의 원인이라 생각해 이렇게 직접 치우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 주인공은 영덕읍 부읍장 함남홍 씨였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담당 부서에 지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공무원의 역할이다. 그러나 함 부읍장은 직접 맨발로 길을 걸으며 주민의 불편을 몸소 체험했고, 곧바로 작은 돌을 줍는 행동으로 이어갔다.
주민이 불편을 겪는 문제를 공감하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체험해보고 해결책을 몸으로 찾는 자세를 보여준 것이다. 그는 "민원은 내가 해결해야 한다"며 웃으며 말했지만, 그 말에는 공직자의 기본 자세가 담겨 있었다. 민원은 행정의 최전선에서 주민과 직접 맞닿는 부분이다.
공무원이 이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행정에 대한 주민 신뢰가 달라진다. 대부분의 민원은 형식적인 답변이나 절차적 처리에 그치기 쉽다. 그러나 현장에서 문제를 직접 확인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태도는 주민에게 강한 신뢰와 공감대를 형성한다. 특히 작은 민원일수록 무심히 지나치기 쉽지만, 그런 불편이 쌓이면 결국 행정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직 사회에서는 종종 '직위에 맞는 역할'이 강조된다. 그러나 함 부읍장의 모습은 행정의 본질이 '위치'가 아니라 '마음'임을 보여준다. 그는 부읍장으로서 담당 공무원에게 지시만 내릴 수도 있었지만,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는 단순한 민원 처리 그 이상으로, 공무원이 주민과 함께 호흡하며 행정을 실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덕 황토맨발길은 주민들이 건강을 위해 즐겨 찾는 장소다. 길이 조금만 거칠어도 발에 통증이 생기고, 그 불편이 반복되면 찾는 사람이 줄어들 수 있다. 작은 돌 하나가 주민 행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읍장은 몸소 느끼고 실천으로 풀어냈다. 이는 지역 공동체의 일상과 직결된 작은 불편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행정 철학의 단면이다.
공무원의 자세란 무엇인가. 작지만 함 부읍장의 주민 불편을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열정적인 모습에서 답을 보여준다. 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현장에서 확인하며, 작은 불편이라도 직접 해결하려는 태도다. 이는 단순히 민원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이 주민 곁에 있음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행정은 결국 사람을 위한 일이다. 제도나 절차가 아무리 정교해도, 주민의 체감이 따라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작은 불편을 외면하지 않고 현장에서 손으로 돌을 줍는 그 한 장면이야말로, 주민이 바라는 행정의 진짜 얼굴이다. 이번 사례는 공직자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던진다.
민원은 처리하는 대상이 아니라 공감하고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점이다. 또한 문제 해결은 직위에서 나오지 않고,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주민과 함께 걷고, 주민입장에서, 느끼며 주민과 같은 눈높이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 그것이 진정한 공무원의 자세로 평가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