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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시는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 2026 영덕생활문화축제서 문학의 울림 전해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6.09.18 13:06 수정 2026.09.18 13:08

주민·어린이 함께 시 읽고 나눈 특별한 시간… 문성해 시인 초청 강연 및 북콘서트 성황


2026 영덕생활문화축제 기간 중 시낭송동아리 '시골길따라'가 마련한 문학 프로그램 「시는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가 주민과 어린이가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으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유명 시인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편의 시가 태어나는 과정과 시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시인의 실제 경험을 통해 들여다보는 북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초청된 문성해 시인은 199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200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잇따라 당선되며 탄탄한 작품 활동을 이어온 중견 시인이다. 시집 『자라』,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 등을 펴냈으며, 대구시협상과 김달진문학상 젊은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문 시인은 어린 시절 화가와 만화가를 꿈꿨으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미술을 배우지 못해 "연필 하나로 할 수 있는 예술이 글쓰기"라는 생각에 문학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영남대학교 국문과 재학 시절 이기철 시인의 수업에서 '풀'을 주제로 첫 시를 쓰며 가능성을 발견했고, 거듭된 탈락 끝에 등단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털어놔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강연을 관통한 핵심 질문인 "시는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에 대해 문 시인은 시 쓰기를 '여행'에 비유했다. 그는 "시를 쓰면 현실에 발을 딛고 있으면서도 훨씬 넓은 세계와 연결된다"며, "문학과 예술은 힘겨운 현실의 도피가 아니라 아픔을 견디고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시적 영감의 원천으로는 일산 호수공원 산책길을 꼽았다. 안내견과 함께 앉아 있던 시각장애인, 얼음 위에서 바쁘게 발을 굴리는 오리, 장미원에서 아이의 사진을 찍어주는 아버지 등 스쳐 지나기 쉬운 일상의 장면들을 오래 바라보고 그 이면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바로 '시인의 시선'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찐 고구마의 뾰족한 끝을 보며 땅속을 뚫고 자라난 존재의 힘을 상상해 탄생했다는 작품 「조그만 예의」를 소개하며, "의미 없어 보이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시"라고 전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번 행사가 더욱 빛난 이유는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쌍방향 문학의 장으로 꾸며졌다는 점이다. 행사장을 찾은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자발적으로 무대에 올라 문 시인의 「조그만 예의」를 낭독해 큰 박수를 받았고, '시골길따라' 회원들도 시를 낭송하며 정서를 나눴다.
 

어린 학생부터 지역 주민까지 한 공간에서 시를 읽고 나눈 이번 행사는 문학이 특정한 전문 영역이 아니라 누구나 생활 속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행사를 주관한 '시골길따라' 측은 "한 편의 시가 건네는 깊은 울림을 통해 평범한 일상의 풍경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문학 강연은 주민들에게 시를 읽는 즐거움을 넘어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법'을 일깨워주며, 지역 생활문화의 폭을 넓히는 소중한 발자취를 남겼다.
 

이날 행사가 전한 답은 명확했다. 시는 우리를 현실과 동떨어진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서 놓쳤던 오늘의 삶 속으로 더 깊이 데려가 같은 풍경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만든다. '시골길따라'가 이어갈 주민 중심의 문학 활동이 앞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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