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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고향과 출향을 잇는 추석명절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6.09.18 12:48 수정 2026.09.18 12:50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 각지에서 살아가는 출향인들이 고향으로 찾아 온다. 추석은 단순히 고향을 방문하는 명절을 넘어 고향과 출향인을 다시 연결하고 지역의 미래를 함께 생각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영덕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은 과거에 비해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포항과 영덕을 잇는 도로망을 비롯해 동해선 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보강되면서 수도권과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고향을 찾는 길이 한결 가까워졌다.
 

교통망의 확충은 단순히 이동시간을 줄이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오가고, 관광객이 찾아오고, 물류가 이동하고, 새로운 산업과 투자가 들어오는 통로가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출향인들이 고향을 더 자주 찾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제 교통 인프라의 개선을 '관광객 유치'에만 머물게 하지 말고 출향인과 고향을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정책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최근 지역을 둘러싼 정책 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유치와 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지역 발전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고향사랑기부제와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지역의 재정과 활력을 높이기 위한 여러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농어촌 주민의 안정적인 삶과 지역 공동체 유지를 위한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정책과 사업은 궁극적으로 지역에 사람이 살고, 일자리가 생기고, 청년이 돌아오며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다시 지역과 관계를 맺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정주인구', '생활인구'만 바라보는 정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고향을 자주 방문하고, 지역 농수산물을 구입하고, 지역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하고, 지역의 문화행사와 축제를 찾고, 지역의 사업과 투자에 관심을 갖는 출향인 역시 소중한 지역의 자산이다. 생활인구와 관계인구의 관점에서 보면 수많은 출향인은 우리 지역이 가진 가장 크고 든든한 인적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출향인과 고향을 잇는 보다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출향인들이 고향의 소식을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출향인과 지역 청년, 기업, 농어민을 연결하는 교류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고향사랑기부제를 지역 특산품 소비와 관광, 문화행사 참여로 연결하고, 명절이나 휴가철에는 출향인 가족이 고향에서 며칠씩 머물 수 있는 체류 프로그램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다음 세대와 지역의 연결이다. 부모 세대에게 지역은 나고 자란 '고향'이지만 타지에서 태어난 자녀와 손주에게 영덕은 자칫 명절에만 잠시 방문하는 '부모님 고향'으로 남을 수 있다. 이들이 우리 지역의 바다와 산, 음식과 문화, 가족의 이야기를 경험하면서 스스로 지역과 관계를 맺도록 해야 한다. 추석을 계기로 출향인 2세와 3세가 참여할 수 있는 고향 체험, 가족 여행,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이유이다.
 

지역소멸 시대에는 한 사람의 주민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의 출향인과 관계를 이어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 수만 명의 출향인이 일 년에 한두 번 찾는 고향이 아니라 일 년 내내 관심을 가지고 방문하고 소비하고 기부하고 투자하며 때로는 다시 돌아와 살아갈 수 있는 고향을 만들어야 한다. 교통망 확충과 각종 지역발전 정책이 이러한 관계를 촘촘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이어질 때 그 효과도 더욱 커질 것이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를 품는 추석,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찾고 머물고 사업하고 싶은 고향을 만드는 추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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