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이 추석 전 전 군민에게 1인당 30만원을 지급하려던 민생안정지원금 계획이 군의회의 제동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군의회는 지원 자체를 반대하기보다 악화한 재정 여건과 지원금의 성격, 향후 재정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울진군의회는 민생안정지원금 관련 예산 전액을 예비비로 돌렸다. 이에 따라 당초 추진됐던 추석 전 지급은 어려워졌다.
군의회는 지역 경기 침체와 군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민생안정지원금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울진군의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현금성 지원을 확대할 경우 장기적으로 군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민생안정지원금을 ‘에너지연금’과 연계하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민생안정지원금과 에너지연금은 정책 목적과 성격이 다른 만큼 동일한 개념으로 추진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논란은 황 군수가 “에너지연금은 이번 추석 전에 민생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한 분당 30만원씩 드릴 계획”이라는 뜻을 밝히면서 커졌다.
군의회는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군민을 돕기 위한 한시적 민생지원금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급을 전제로 하는 에너지연금은 구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너지연금을 추진하려면 별도의 정책적 근거와 재원 확보 방안, 지속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원금 추진 과정에서 집행부와 군의회 간 소통이 충분했는지를 두고도 지적이 나온다. 황 군수가 추석 전 지급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면 예산 심의에 앞서 군의원들을 충분히 설득하고 정치적 해법을 찾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또한 민생안정지원금이 에너지연금과 연계되면서 정책의 성격마저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생지원금과 에너지연금은 정책의 성격과 재정 부담이 다른 만큼 충분한 재원 설계와 의회 협의 없이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생지원금은 특정 시점에 한 차례 지급하는 일회성 지원 성격이 강하다. 반면 에너지연금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지속해서 지급한다는 점에서 연속성을 갖는다. 한 번 시행하면 향후에도 재원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중장기적인 재정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때문에 에너지연금 성격의 현금 지원을 일회성 민생지원금 방식으로 추진할 경우 군의회가 제동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급 규모뿐 아니라 향후 사업을 어떻게 이어갈지, 필요한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연금이 황 군수의 1호 공약으로 알려진 만큼 이를 바라보는 군민의 기대도 적지 않다. 공약 이행에 대한 요구가 큰 상황에서 집행부 역시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정책의 성패는 결과뿐 아니라 추진 과정에서도 평가받는다. 집행부가 정책의 필요성을 의회에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군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판단했다면 이를 실행하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대안을 찾았는지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울진군과 군의회는 모두 군민의 삶과 지역 발전을 위해 존재한다. 집행부와 의회가 책임 공방에 머물기보다 견제와 감시라는 각자의 역할을 다하면서도 지역 현안에서는 해법을 찾기 위한 협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모든 것은 상호 존중과 충분한 소통이 뒷받침될 때 갈등을 줄이고 군민을 위한 정책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