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신한울원전 2호기에서 사용후핵연료 이송 과정 중 붕산수가 누출된 사실이 사고 발생 20여 일 뒤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늑장 공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경북도와 경북도의회, 울진군, 울진군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3일 오전 10시 16분 신한울 2호기 보조건물 내 사용후핵연료 선적조에서 붕산수가 누출됐다.
누출량은 모두 1만3380ℓ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1만3254.4ℓ는 회수됐으며 외부 누설량은 125.6ℓ로 집계됐다.
한울원자력본부는 외부로 누설된 붕산수를 전량 회수하고 누설 지역의 표층 아스콘과 일부 콘크리트를 제거하는 등 제염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제염 뒤 주변 방사선 준위는 자연방사선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은 사고 사실이 지역사회에 전달된 시점을 두고 불거졌다.
사고는 8월 3일 발생했지만 한울민간환경감시센터는 같은 달 18일 자체 모니터링 과정에서 관련 사실을 파악한 뒤 현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울원자력본부가 센터에 붕산수 누출 사실을 공식 보고한 시점은 8월 24일이었다.
이에 따라 사고 발생 뒤 20여 일 동안 지역사회에 관련 내용이 공유되지 않은 경위와 정보공개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수원 측은 이번 사고가 ‘원자력이용시설의 사고·고장 발생 시 보고·공개 규정’에 따른 보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사고 직후 원자력안전위원회 지역사무소에는 구두로 관련 내용을 보고했으며 사고를 의도적으로 숨긴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지역 의회와 원전 관련 기구들은 보다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경북도의회 원전 관련 특별위원회는 지난 8월 28일 경북도로부터 사고 경위를 보고받고 원전 안전 관련 사건이 발생할 경우 지역사회와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할 것을 촉구했다.
도의회 원전특위 한 위원은 “원전 밀집 지역인 경북 동해안에서는 원전 안전과 주민 권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이번 사고 대응은 주민의 불신과 불안감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재발 방지와 정보공개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진군의회 원전관련특별위원회와 한울원전환경감시위원회, 한울원자력안전협의회도 최근 공동성명을 내고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붕산수 누출 사실이 즉시 공개되지 않은 경위와 정보공개 판단 과정, 책임 소재를 규명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조사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자료 공개와 사용후핵연료의 원전 호기 간 이송 중단도 요구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현장 운전원의 절차 위반 여부에 대해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은 동일·유사 설비에 대한 전수점검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사회에서는 법적 보고 대상 여부와 별개로 주민 안전과 관련한 사고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고·고장 공개 대상 기준을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