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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아침을 여는 초대시] 무상無想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6.09.04 10:22 수정 2026.09.04 10:25

우 영 식

창백하고 지친 한 시인이 있다

세파에 떠밀리며 치열하게 투쟁하고
생존경쟁에 시달린 심신
축 늘어진 어깨 위에 한 잎 남은 잎새처럼
퇴색된 세월이 내려앉는다

등 뒤로 흘러 보낸 시간 속에
먹빛 같던 검은 머리는 은빛으로 물들고
돌아보니 왔던 길은 희미하며
시야엔 갈 길이 또렷한데
칠 부 능선을 세 발짝 넘어서서 배회한다

언제 여기까지 왔을까?
날아갈 듯이 달려왔나 보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애써 자위를 해봐도
두 손에 잡히는 것 하나 없네.

 

▶약력
●인사동 시인협회 부회장. 아태문인협회 시분과 위원장. 영덕문인협회 감사
●영덕군 사무관 은퇴.영덕읍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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