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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영덕이 신규 원전 건설 후보부지로 최종 선정된 데 이어 오는 9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제출이 예정돼 있다. 사업비만 약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영덕뿐 아니라 포항을 포함한 경북 동해안 산업·경제권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영덕 신규원전은 영덕읍 석리·노물리·매정리와 축산면 경정리 일원 약 324만2332㎡ 부지에 건설될 예정이다.
건설 대상은 한국형 대형원전 APR1400 2기다. 1기당 발전용량은 1.4GW로 총 설비용량은 2.8GW다. 상업운전 목표 시점은 2037~2038년이다.
이번 사업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 원전 건설계획에 따른 것이다. 계획에는 1.4GW급 대형원전 2기와 0.7GW급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이 포함됐다. 영덕은 이 가운데 대형원전 2기의 후보부지로 선정됐다.
한수원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지난 6월 17일 영덕과 울산 울주군을 대상으로 부지 적정성과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수용성 등을 종합 평가했다. 평가 결과 영덕은 91.01점을 받아 울주군의 82.63점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주민수용성과 부지 적정성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덕은 이로써 약 15년 만에 다시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로 선정됐다. 해당 지역은 과거 천지원전 예정구역으로 지정됐던 곳이다.
정부는 2012년 이 일대를 천지원전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으로 지정했지만 탈원전 정책에 따라 사업이 중단됐고 이후 예정구역 지정도 철회됐다. 이번 후보지 선정으로 영덕 원전사업은 유치 단계에서 실제 행정절차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한수원은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을 위한 절차와 함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해 입지 타당성과 환경적 영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영덕 신규원전에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후변화영향평가를 함께 실시할 계획이다. 기후변화영향평가 제도가 도입된 이후 원전사업에 적용되는 첫 사례다.
오는 9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제출될 예정이며 12월에는 본 평가서 제출이 계획돼 있다. 이후 주민 의견수렴과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 실시계획 승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건설허가 등 절차가 이어질 전망이다.
환경평가에서는 원전 건설에 따른 생태계와 해양환경 영향이 주요 검토 대상이 된다. 계획지구에는 자연환경보전지역이 포함돼 있어 전문가 의견수렴 절차도 진행될 예정이다. 해양환경 조사는 계획지구 주변 20㎞ 해역을 대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원전 가동에 따른 온배수 확산과 해양생태계 영향 등도 검토한다.
기후변화영향평가에서는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뿐 아니라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 홍수 등 기후변화가 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본다.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도 관심사다.
경북도는 신규 원전 2기 건설비를 약 12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건설기간 8년과 운전기간 60년을 합친 68년 동안 법정 지원금과 지방세 등 약 2조3000억원이 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시계획 승인 이후에는 건설비의 약 2% 수준인 2400억원가량의 특별지원금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재원은 도로와 항만 등 지역개발사업에 활용될 수 있다.
경북도는 또 8년의 건설기간 동안 연인원 약 720만명의 고용효과와 연간 4500억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경제효과는 원전 건설과 인허가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전제에 따른 전망치다.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 따라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영덕 신규원전은 경북 동해안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도는 신규 원전에서 생산되는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을 포항의 철강과 수소산업, AI·데이터산업 등과 연계하는 동해안 에너지산업벨트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포항은 철강산업의 저탄소·수소환원제철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신산업 투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경북도는 울진~영덕~포항~경주를 잇는 에너지벨트를 구축해 원전과 풍력, 수소, 에너지 특화 항만 등을 연계하고 동해안을 국가 에너지산업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포항도 영덕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원전 건설에 필요한 건설과 물류, 장비, 서비스업을 비롯해 향후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직·간접적인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후보부지 선정이 원전 건설의 최종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후변화영향평가,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 실시계획 승인, 원안위 건설허가 등 여러 행정·기술적 절차가 남아 있다.
해양생태계와 자연환경에 대한 검증도 중요한 과제다. 해안에 위치한 영덕 부지는 온배수와 해수온도 상승, 냉각수 취수 문제 등 원전 운영에 따른 해양환경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주민수용성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변수다. 영덕은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수용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과거 천지원전 사업이 중단된 경험이 있는 만큼 사업 지속성에 대한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