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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기록적인 폭염이 어마어마한 인명 피해와 산불, 농작물 피해를 키우고 있다. 이번 폭염은 인간에게 닥친 기후 위기의 현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유럽의 이야기로만 여겨졌던 극한 폭염이 우리나라에도 예고되었다. 더위가 예년보다 빨리 시작되는 만큼 그에 맞는 대비 역시 한발 앞서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농업과 축산업, 임업, 어업 등 야외에서 장시간 일해야 하는 산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유럽 사례에서 보듯이 폭염은 생명과 직결되는 재난 상황이다. 농민과 어민, 임업 종사자들은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작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고, 축산농가는 가축 폐사 위험이 커진다. 농작물의 생육 부진과 병해충 증가, 바다 수온 상승에 따른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폭염이 지역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역시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폭염에 가장 취약한 것은 결국 사람이다. 온열질환은 예방이 가능한 재난이지만 방심하는 순간 생명을 위협한다. 고령 농어업인이 많은 우리 지역 현실을 고려하면 작업시간 조정과 충분한 휴식, 수분 섭취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계몽과 지원이 필요하다. '조금만 더 일하자'는 관행이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역 농어촌 전체의 인식 변화도 요구된다.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무더위 쉼터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냉방시설을 보강하는 것은 물론 폭염특보 발효 시 취약계층과 독거노인, 야외근로자에 대한 안부 확인과 현장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농업과 축산, 수산 분야별 피해 예방을 위한 기술 지원과 장비 보급, 재난 문자와 마을 방송 등을 활용한 신속한 정보 전달도 빈틈없이 이뤄져야 한다. 폭염 대응은 복지와 안전, 산업 정책이 함께 작동할 때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폭염을 태풍이나 집중호우와 같은 동급의 자연재해로 인식하고 대응 체계를 더욱 꼼꼼히 갖춰야 한다. 폭염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재난이 아니라 충분히 예측 가능한 위험이다. 따라서 피해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제적 대응뿐이다.
기후변화로 극한 기상은 앞으로 더욱 잦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폭염은 여름철 일시적인 계절 현상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안전과 생계를 위협하는 상시적 재난이다. 서유럽의 기록적인 폭염을 먼 나라의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우리 지역의 산업 구조와 인구 특성을 반영한 촘촘한 폭염 대응체계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7월부터 새로운 지방 정부 임기가 시작되었다. 이번 여름 폭염 대비는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다. 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어떤 정책보다 우선되어야 하며 그 출발은 철저한 사전 대비와 현장 중심의 행정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