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의 한 전통주 제조업체가 보조사업 추진 과정에서 생산을 멈추면서 지방재정 지원 사업의 관리·감독 문제와 사업자가 처한 불가피한 현실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울진 술도가는 도비와 군비 등 4억7000여만 원을 지원받고 자부담 11억8000여만 원을 투입해 사업 확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대표가 갑작스럽게 숨지고, 아들도 큰 사고를 당하면서 사업 개시가 차질을 빚었다. 사고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경영 승계도 아직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업체는 생산 중단과 자금난이 겹친 상황이다. 보조금이 투입된 사업인 만큼 행정의 관리·감독과 사후 점검은 당연히 필요하다. 지방재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돼야 한다. 군민 세금이 들어간 사업이라면 사업 목적 달성 여부와 예산 집행 과정도 엄정하게 확인해야 한다.
다만 사업 차질의 원인이 고의적 방치나 부정 집행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사망과 사고 등 예측하기 어려운 사정에서 비롯됐다면 행정도 현실을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법과 원칙은 지켜져야 하지만, 주민의 생계와 회복 가능성을 고려한 절차적 배려도 필요하다는 취지다.
특히 사업자 본인의 융자금까지 보조금 성격의 지원비처럼 함께 묶어 행정과 군의회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과도한 지적으로 비칠 수 있다. 자금 투입 구조와 보조금 집행 내역, 자부담 규모는 구분해 살펴야 한다. 사실관계가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기관이나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면 또 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킬 소지도 있다.
지역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문제 제기가 군의회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적 보도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군의회와 행정의 책임론을 앞세우는 것은 시작 전부터 힘을 빼려는 악의적 보도로 인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이번 사안은 단순한 보조금 논란을 넘어 사실관계와 보도 의도, 지역 여론까지 신중하게 살펴야 할 문제로 번지고 있다.
업체 측은 아들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사업을 다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재개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행정은 보조사업의 적정성을 점검하되, 회복과 승계에 필요한 합리적 시간을 부여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법은 공정하고 평등해야 한다. 그러나 법 집행은 사람의 삶과 떨어져 존재하지 않는다. 넘어진 사람에게 책임만 묻기보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도 지역 행정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울진 술도가 문제는 관리·감독 부실 논란을 넘어, 원칙과 배려가 지역사회 안에서 어떻게 균형을 이룰 것인지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