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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나 권력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적 권한을 사유화하지 않는 절제다. 권력은 개인의 능력을 과시하는 수단이 아니다. 주민과 공동체를 위해 잠시 위임받은 책임이다.
군수에게 필요한 덕목은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 청렴성이다. 예산, 인사, 인허가, 계약은 지방권력의 핵심이다. 이 영역에 사적 이해관계가 개입되면 행정 신뢰는 무너진다. 군수는 가족, 측근, 후원자와 관련된 사안일수록 더 엄격해야 한다.
둘째, 공정성이다. 군정은 지지자만을 위한 행정이 아니다.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주민도 같은 군민이다. 인사와 지원 사업, 민원 처리에서 편 가르기를 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셋째, 경청 능력이다. 군수는 말하는 자리보다 듣는 자리에 더 많이 서야 한다. 특히 농어민, 소상공인, 노인, 청년, 장애인처럼 행정 접근성이 낮은 주민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야 한다.
넷째, 책임감이다. 잘된 일은 공무원과 주민의 공으로 돌리고, 잘못된 일은 책임자가 먼저 설명해야 한다. 변명보다 사실관계 공개와 재발 방지책이 중요하다.
다섯째, 미래를 보는 안목이다. 지방행정은 당장의 행사나 치적보다 인구 감소, 지역경제, 교육, 의료, 돌봄, 기후재난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눈에 띄는 사업보다 오래 남는 정책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결국 좋은 군수와 권력자는 강한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아는 사람이다. 권한이 클수록 말은 낮추고, 결정은 투명하게 하며, 이익은 주민에게 돌려야 한다. 그것이 지방권력의 기본이고, 공직자의 품격이다.
어느 해보다 지역 내 갈등이 심했던 선거를 거쳤다면, 선출직 단체장의 첫 과제는 화합과 통합이어야 한다. 그러나 개인의 감정이 앞서고 스스로를 통제할 능력이 부족하다면 화합과 통합은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 뿐이다.
언론인 출신 군수라면 누구보다 언론의 역할과 책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본인이 언론인이었을 때를 돌아보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언론을 대해야 한다. 언론을 불편한 존재로 여기거나 길들이려 해서는 안 된다.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고 군민에게 사실을 전할 의무가 있다. 잘한 일은 잘한 대로, 못한 일은 못한 대로, 의혹은 의혹대로 보도해야 한다. 그것이 언론의 책무이고, 지역 민주주의를 지키는 기본이다.
권력자가 언론을 존중할 때 행정은 더 투명해진다. 비판을 견디는 힘이 곧 공직자의 품격이다. 군민을 위한 군정은 불편한 질문을 피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