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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40년 돌아 농부 된 백상권씨, 영덕서 체리 재배, 새 길 연다

박문희 기자 입력 2026.07.03 11:22 수정 2026.07.03 11:41

2021년 과수원 조성…7000평 농장서 체리·블루베리 재배
바다 미역으로 액비 제조 추진…˝좋은 열매는 좋은 흙에서 나온다˝


[고향신문=박문희기자] 경북 영덕에서 체리농사를 짓는 백상권씨가 40여 년의 사회생활 끝에 어릴 적 꿈이던 농부의 길을 걸으며 지역 과수 농업의 새 가능성을 열고 있다. 

 

영덕 지역 농가 등에 따르면 백씨는 영덕에서 2만 3,140㎡ 규모의 과수원을 운영하며 체리와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다. 7,000평에 이르는 농장에서는 주말마다 300∼500㎏의 과일이 수확된다. 체험객도 농장을 찾아 수확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있다.

 

백씨가 농업에 뛰어든 것은 2021년이다. 그는 40여 년 동안 여러 직업을 거쳤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늘 농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과수원을 일궜고, 체리와 블루베리를 주력 작목으로 선택했다. 체리 재배는 쉽지 않았다. 유럽이 원산지인 체리는 국내 기후에 적응시키기 어렵다. 묘목을 심은 뒤 안정적으로 열매를 거두기까지 6∼7년이 걸린다. 초기 투자와 긴 기다림을 감당해야 하는 작목이다.
 

백씨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가며 노력의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그가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흙 관리다. 백씨는 직접 액체 비료를 만든다. 좋은 원료를 구할 수 있다면 먼 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바닷가에 떠밀려온 미역과 해조류를 수거, 미생물과 섞는 '미역 액비' 제조를 준비하고 있다.
미역 액비는 해조류가 가진 유기 성분을 활용해 토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화학비료 의존도를 낮추고 과수의 생육 환경을 개선하려는 시도다. 백씨는 지역 바다에서 나온 자원을 농장으로 되돌리는 순환형 농업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체리 농사는 고소득 작목으로 주목받지만, 기후와 토양, 병해 관리가 까다롭다. 영덕처럼 해양성 기후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는 재배 기술 축적이 특히 중요하다. 백씨의 도전은 개인 농가의 성공을 넘어 지역 과수농업의 품목 다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백씨는 기다림이 긴 농사를 선택했다. 빠른 성과보다 좋은 나무와 좋은 흙을 먼저 만들겠다는 판단이었다. 그가 영덕에서 키워낸 체리 한 알에는 늦게 시작한 농부의 꿈과 지역 농업의 새로운 실험이 함께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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