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정치가 새 국면을 맞은 가운데, 권력 주변의 맹목적 지지가 오히려 군민을 위한 정치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선거 과정에서도 이 말은 자주 현실이 된다. 일부 사례이기는 하지만 후보 단일화와 연대 과정에서 캠프 내부의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군민을 위한 정치는 뒤로 밀리는 일이 있다. 이권과 자리다툼이 앞서면 선거의 명분은 흔들린다. 정치가 민심을 받드는 과정이 아니라 권력 배분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
울진의 경우는 달라야 한다. 지역의 큰 인물들이 뜻을 함께한 만큼 이전투구가 아니라 더 큰 통합의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군민은 특정 세력의 승리가 아니라 울진의 미래를 원한다. 단일화와 연대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힘을 합친 이유가 권력 나눔이 아니라 군민 이익이라는 점을 결과로 입증해야 한다.
문제는 권력 주변의 태도다. 지도자를 지지하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무조건적 옹호는 지지가 아니라 아첨이 될 수 있다. 잘못을 보고도 말하지 않는 침묵은 충성이 아니다. 지도자의 눈과 귀를 가리는 간신주의에 가깝다. 진정으로 좋은 지도자를 만들고자 한다면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는 권력 곁에 선 사람들을 간신과 충신으로 나누어 기억한다. 간신은 권력자의 기분을 맞추는 데 능하다. 충신은 권력자가 듣기 싫어하는 말도 해야 할 때 한다. 그 차이는 작아 보이지만 결과는 크다. 무조건적 옹호는 지도자를 오만하게 만든다. 오만은 판단을 흐리게 한다. 잘못된 판단은 결국 민심을 잃게 한다.
권력에 잘 보이기 위해 박수만 치는 사람은 잠시 귀여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군민은 그런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다. 군민이 원하는 사람은 권력이 올바른 길로 가도록 고언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지도자가 흔들릴 때 붙잡고,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 멈추게 하는 사람이 진짜 동반자다.
권력을 잡은 사람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당장의 사탕발림에 귀를 기울이면 민심의 소리를 놓칠 수 있다. 가까운 사람의 말이라고 모두 충언은 아니다. 듣기 좋은 말이라고 모두 옳은 말도 아니다. 멀리 내다보고, 누가 자신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는지 가려야 한다. 함께할 사람과 이용하려는 사람을 구분하는 일은 지도자의 중요한 책무다.
울진 정치가 군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선거 승리의 열기보다 군정 운영의 책임이 앞서야 한다. 주변 인사들은 박수보다 고언을 준비해야 한다. 지도자는 아첨보다 민심을 들어야 한다. 권력은 군민에게서 나온다. 그 사실을 잊는 순간 배는 방향을 잃고 산으로 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