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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고요해진 울진 바지게시장, 읍내 상권 부활의 출발점 돼야

박문희 기자 입력 2026.06.29 09:19 수정 2026.06.29 09:20

선거 때마다 찾던 민생 현장, 선거 뒤 관심 밖으로 밀려
먹거리·문화·청년 콘텐츠 결합한 관광형 시장 전략 필요


울진읍 중심에 있는 바지게시장이 활기를 잃은 채 적막한 공간으로 변하면서 시장 활성화가 울진읍내 상권 회복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울진읍 바지게시장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전통시장이다. 한때 왁자지껄한 상인들의 목소리와 손님들의 발길로 생기가 돌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 시장 안팎에는 고요한 적막감이 감돈다. 지역 경기를 보려면 시장을 보면 된다는 말이 있다. 시장의 침체는 단순히 한 공간의 문제가 아니다. 울진읍 전체 상권의 약화와 맞닿아 있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도 시장이다. 후보들은 상인들의 두 손을 잡고 “살기 힘드시죠. 제가 꼭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시장은 늘 민생의 상징처럼 소비된다. 모든 후보가 단골 가게처럼 찾는 곳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시장은 다시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이 반복이 시장의 침체를 더 깊게 만들었다.

바지게시장이 다시 살아나려면 단순한 시설 정비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시장만의 이색적인 문화와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속초 중앙시장은 닭강정을 앞세워 전국 관광객이 찾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주말이면 사람에 밀려 다닐 정도로 붐빈다. 바지게시장도 울진만의 맛과 이야기를 담은 대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전통시장의 번창은 주변 상권에도 영향을 준다. 바지게시장이 살아나면 울진읍내 식당, 카페, 숙박, 소매업도 함께 살아날 수 있다. 시장은 단순한 물건 거래 공간이 아니다. 지역 경제의 출발점이다. 도심 중심에 있는 바지게시장의 회복은 울진읍 상권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활성화 방향은 분명해야 한다. 청년 아케이드, 청년 예술인 공방, 지역 먹거리 골목, 야간시장, 문화 공연 등을 결합할 필요가 있다. 젊음과 옛 정취가 함께 녹아나는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 상인만 버티는 시장이 아니라 관광객이 머물고, 청년이 창업하고, 주민이 다시 찾는 시장이 돼야 한다.

관광의 흐름도 달라졌다. 이제 관광객은 막연히 오지 않는다. 찾아올 이유가 있어야 온다. 한 장의 사진, 한 가지 음식, 하나의 이야기가 발길을 만든다. 정동진의 소나무 한 그루가 지역 이미지를 바꾼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울진 바지게시장도 기억될 만한 상징과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울진 남부에는 후포항이 있고, 북부에는 죽변항이 있다. 두 곳은 관광지로서 일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울진읍은 오랜 시간 서로의 호주머니만 바라보며 상생을 외쳐 왔다. 구호만으로는 상권이 살아나지 않는다. 사람이 찾아오도록 만드는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전국에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통해 관광 붐을 만든 사례가 적지 않다. 울진군도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시장 특성에 맞는 먹거리 개발, 빈 점포 활용, 청년 창업 유치, 문화 콘텐츠 도입, 관광 동선 연결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보여주기식 행사는 오래가지 못한다. 지속 가능한 시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바지게시장의 침체는 울진읍 경제의 경고음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거철 인사나 일회성 약속이 아니다. 시장을 다시 사람 냄새 나는 공간으로 만드는 실행력이다. 바지게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곧 울진읍내 경제에 숨통을 틔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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