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주 울진군수 당선인이 선거 직후 내세운 ‘통합과 화합’ 약속이 공개석상 발언 논란으로 첫 시험대에 올랐다.
황 당선인은 선거 이후 지역사회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 군민 화합을 꼽았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생긴 갈등과 반목을 털어내고 통합과 화합의 울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통합의 군수, 화합의 군수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한 단체 이·취임식 자리에서 황 당선인이 한 언론인을 향해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황 당선인은 해당 기자에게 “기사 잘 봤다. 나는 나한테 거는 사람에게는 끝까지 간다. 끝까지 가보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발언은 당선인의 의도와 별개로 상대가 위협이나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특히 선거 뒤 갈라진 민심을 수습해야 할 당선인이 특정 언론인에게 감정을 드러낸 듯한 말을 했다면, 이는 스스로 강조한 통합 메시지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 발언이 비판적 보도와 언론의 검증을 군정 운영의 자연스러운 견제 장치가 아니라 관리하거나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언론 보도는 선출직 공직자에게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공직자는 그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일수록 비판과 감시 앞에서 더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본지는 황 당선인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취재를 시도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황 당선인 측은 메시지를 읽은 뒤에도 회신하지 않았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줄세우기 정치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선거는 경쟁의 과정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 행정은 모든 군민을 향해야 한다. 특정 인사나 단체가 상대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배제되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 군정 신뢰는 출발부터 흔들린다.
에너지 연금 문제를 둘러싼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찬반이 갈렸던 사안을 두고 보편 지급이 아닌 선택 지급 가능성이 암시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군민 복지 정책은 정치적 지지 여부가 아니라 법률, 제도, 재정 여건, 공정성에 따라 설계돼야 한다. 정책이 편 가르기의 수단으로 비치면 행정의 정당성은 약해진다.
선출직 권력은 개인 감정에 따라 행사되는 권한이 아니다. 군민이 당선인에게 위임한 권한은 보복이나 진영 논리를 위한 것이 아니다. 지역 발전과 공공복리, 군민 통합을 위해 쓰라는 권한이다.
황 당선인은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통합을 증명해야 한다. 선거 때 경쟁했던 상대 후보 측 인사까지 포용해야 한다. 비판적 언론과 다른 의견을 대하는 태도도 군정의 품격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언론의 검증을 불편한 공격으로만 받아들이면 군정은 폐쇄적으로 흐를 수 있다. 반대로 비판을 설명과 개선의 계기로 삼으면 군정 신뢰는 높아진다. 황 당선인에게 필요한 것은 언론을 관리하려는 태도가 아니라, 공개 검증 앞에 성실히 답하는 공직자의 자세다.
울진군민은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고 지역 발전과 복지를 안정적으로 이끌 군정을 기대하고 있다. 그 기대가 신뢰로 이어질지, 줄세우기 정치와 갈라치기 논란으로 흔들릴지는 황 당선인의 향후 행보에 달려 있다. 통합과 화합의 울진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지금부터 검증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