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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선거 이후 드러난 권력 인식, 울진 군정의 첫 기준대다

박문희 기자 입력 2026.06.15 08:59 수정 2026.06.17 22:29

공약 검증과 사실 확인은 기자의 책무
당선자 주변 인사의 태도는 새 권력의 방향을 비춘다
선거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쓰는 기준이다

이번 울진군수 선거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많은 숙제를 남겼다. 특히 선거 기간 제기된 공약 검증과 네거티브 논란, 당선 이후 드러난 언론에 대한 인식은 앞으로 울진 권력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할 것인지를 가늠하게 한다.

본기자는 선거 기간 사실 검증과 네거티브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도 검증 대상이었다. 선거는 군민의 삶과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절차다. 후보자의 약속이 실현 가능한지, 주장에 근거가 있는지 따지는 일은 언론의 기본 책무다. 그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 후보자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의 본분을 벗어난 언행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기사를 거래의 수단으로 삼지 않았다. 특정 후보의 유불리에 따라 보도 방향을 정하지도 않았다. 선거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불편한 사실이라도 확인이 필요하면 물어야 한다. 권력을 얻으려는 사람일수록 더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선거 결과가 결정된 뒤 나타난 태도다. 당선자가 기자를 바라보는 인식과 캠프 측근들의 언행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언론을 비판의 주체가 아니라 관리하거나 배척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면, 그 인식은 곧 군정 운영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권력 주변의 태도는 권력자의 기준을 비춘다.

본 기자는 그동안 영덕과 울진을 오가며 울진의 관광 홍보와 지역 현안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울진이 가진 가능성을 소개했고, 동시에 개선해야 할 문제도 지적했다. 그 취지는 이번 선거를 거치며 왜곡되고 오염됐다. 공적 검증을 사적 불편함으로 받아들이는 풍토가 지역 정치에 남아 있다면, 울진의 공론장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선거는 당선을 목표로 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후보와 캠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려는 유혹에 빠진다. 그러나 모든 정치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특히 사람을 들이는 데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오직 당선만을 위해 누구와도 손잡는 정치라면, 선거 이후 형성될 권력의 지형은 군민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울진의 새 권력은 이제 검증대에 올랐다. 당선의 기쁨은 잠시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군민 앞에서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쓰고, 어떤 태도로 비판을 받아들이며, 어떤 방식으로 군정을 운영하느냐이다. 언론을 불편한 존재로 여기는 권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비판을 감수하는 권력만이 지역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본기자는 앞으로도 울진 권력이 어떤 지형을 만들고, 그 권력이 군민의 삶과 지역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볼 것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검증은 끝나지 않았다. 당선자는 이제 말이 아니라 기준으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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