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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사실에 근거한 보도, 기자의 이름이 곧 책임이다

박문희 기자 입력 2026.06.01 11:43 수정 2026.06.17 22:32

기자는 사실에 근거해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 특히 선거와 관련된 보도는 더욱 그렇다. 선거 기사는 유권자의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일부만 발췌해 전체 맥락을 흐릴 경우 유권자의 선택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최근 한 주간지의 보도를 보며 기자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해당 보도는 특정 지역의 여론조사 결과만을 부각하며 마치 전체 울진군의 민심인 것처럼 전달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는 손병복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일부 지역의 황이주 후보 우세 결과만을 강조해 전체 판세를 왜곡하는 인상을 남겼다.

물론 사실을 보도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불리한 기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의 일부만을 떼어내 전체를 왜곡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는 단순한 편집 방향의 문제가 아니라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왜곡 보도로 비춰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유권자를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있다.

본 기자 역시 과거 신문사 대표를 통해 특정 기사 삭제 요청을 전달받은 적이 있다. 해당 기사는 본 기자의 이름으로 작성된 기사였지만, 당사자는 취재기자인 본 기자가 아닌 신문사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삭제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본 기자는 사실관계에 근거해 작성한 기사였기에 삭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언제든 반론과 이의제기를 받을 수 있도록 기사에 실명을 명시하고 책임을 지고 있다. 기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지 못하는 기사라면 그 기사 또한 독자들에게 신뢰를 요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일부 언론 보도를 보면 취재기자의 이름조차 밝히지 않는 경우가 있다. 기자도 사람인 만큼 판단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렇기에 특정 대상이 존재하는 기사일수록 누가 취재하고 작성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것이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며 언론의 기본 원칙이다.

특히 기자 출신인 황 후보는 누구보다 언론의 역할과 책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기사에 대한 이의가 있다면 취재기자에게 직접 반론을 제기하기보다 신문사 대표를 통해 삭제를 요청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는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과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읽힐 수 있다.

언론은 특정 후보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언론의 존재 이유는 유권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사실을 전달하는 데 있다. 선거 기간일수록 언론은 더욱 신중해야 하며, 유권자 역시 기사 한 줄, 제목 하나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유권자의 한순간 잘못된 판단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사가 마치 진실인 양 확산되는 모습을 보며, 기자인 본인 역시 다시 한번 언론의 역할과 양심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선거는 후보자들의 경쟁이지만, 언론은 그 경쟁의 심판이 아니다. 언론은 오직 사실만을 기록하고 전달해야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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