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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에너지연금 10만 원, 약속은 검증 대상이다”

박문희 기자 입력 2026.06.01 11:40 수정 2026.06.01 11:42

원전지원금은 목적사업 외 사용 제한…현행 법체계상 전 군민 현금 지급 난항
새 재원 없이 연 500억 원 투입 땐 기존 원전지원사업 축소 불가피




원전지원금을 활용해 전 군민에게 ‘에너지연금’ 1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은 재원 구조와 법적 가능성부터 검증받아야 할 사안이다.

원전지원금은 관련 특별법과 제도에 따라 목적사업 범위 안에서 집행돼야 한다. 특정 후보의 당선만으로 매년 지원되는 재원이 갑자기 늘어나는 구조도 아니다. 한울원전 관련 지원금은 한정된 재원이다. 새로운 현금성 사업을 추진하려면 기존에 시행돼 온 원전지원사업 일부를 줄이거나 중단해야 하는 현실을 피하기 어렵다.

전 군민에게 매년 500억 원 안팎의 에너지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은 현행 법체계에서 가능한지부터 따져야 한다. 설령 지방재정으로 집행이 가능하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새 재원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사업을 줄이고, 어떤 예산을 없애며, 누구에게 돌아가던 혜택을 조정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마을 어귀 당나무에 10만 원짜리 연이 걸렸다고 해서 그 연을 얻으려 당나무를 베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연도 부서지고 당나무도 사라진다. 에너지연금 공약도 마찬가지다. 당장 손에 쥐는 10만 원만 앞세우다 지역 공동체가 오래 유지해 온 지원사업과 기반사업을 잃을 수 있다.

선거는 공약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상대 후보 흠집 내기나 확인되지 않은 말이 선거판을 흔들수록 유권자의 판단은 흐려진다. ‘카더라’식 유언비어에 기대어 순간의 선택을 하면 그 결과는 오랜 시간 지역에 남는다.

공약 검증의 출발점은 단순하다. 무슨 돈으로 할 것인가이다. 한울원전 지원금은 한정돼 있다. 새로운 사업을 하려면 기존 사업 축소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황 후보 측은 에너지연금 10만 원을 지급하기 위해 어떤 사업을 줄일 것인지, 어떤 예산을 조정할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현금 지급 공약은 듣기에는 쉽고 달콤하다. 그러나 재원과 법적 근거가 빠진 약속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다. 숫자와 근거다. 에너지연금 10만 원의 진실이 공개될 때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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