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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눈앞의 현금성 공약, 울진 복지의 기반 흔들 수 있다

박문희 기자 입력 2026.05.09 10:05 수정 2026.05.09 10:08

*6·3 지방선거 앞두고 재원 검증 없는 공약 난무
*목적예산 전용 한계 뚜렷…기존 무료버스·의료복지 축소 우려
*농어촌 기본소득은 국·도비 분담 …전액 군비 지급은 신중해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진군민의 표심을 겨냥한 각종 공약이 쏟아지고 있지만, 재원 구조와 예산 집행 원칙을 따져보지 않은 약속은 결국 군민 복지를 흔드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주민 생활을 개선하겠다며 다양한 복지 공약을 내놓는다. 현금성 지원, 생활비 보조, 교통복지 확대, 의료복지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당장 이익처럼 보인다. 그러나 예산은 무한하지 않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예산의 상당 부분은 사용 목적이 정해져 있다. 국비와 도비가 붙은 보조사업은 정해진 용도대로 써야 한다. 목적과 다르게 쓰기 어렵고, 사업을 줄여 남은 돈도 마음대로 다른 공약에 돌릴 수 없다. 목적에 맞지 않으면 반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울진군이 임의로 쓸 수 있는 자체 재원은 한정돼 있다. 이 상황에서 선거 공약 이행을 위해 무분별하게 군비를 투입하면 기존 복지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 무료버스 같은 주민 체감형 복지, 의료 취약지역 군민을 위한 울진의료원 지원, 노인·농어민·저소득층 지원 사업은 지속성이 중요하다. 복지는 한 번 줄어들면 회복이 어렵다. 늘 쉽게 이용하던 제도가 사라지는 순간 불편은 고스란히 군민에게 돌아간다.

울진의료원도 마찬가지다. 농어촌 지역에서 공공의료는 단순한 선택 사업이 아니다. 군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 기반이다. 수익성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지속적인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복지사업 한두 개를 줄여도 당장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교통, 의료, 생활지원 중 어느 하나라도 약해지면 피해는 취약계층부터 시작된다.

농어촌 기본소득처럼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 구조로 추진되는 사업은 실현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다. 국가와 광역자치단체가 함께 책임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전액을 지방재정으로 지급하는 현금성 공약은 신중해야 한다.


울진군 재정 여건에서 대규모 현금 지급을 자체 예산만으로 감당할 경우 다른 복지사업이 축소되거나 지역개발 사업이 밀릴 수 있다. 결국 한쪽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고 다른 쪽 생활 기반을 약하게 만드는 조삼모사가 될 수 있다.

정치인은 표를 얻기 위해 쉬운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행정은 예산과 법령 안에서 움직인다. 군민도 공약의 금액보다 재원 조달 방식, 지속 가능성, 기존 복지에 미칠 영향을 함께 봐야 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보고 선택하면 미래 재정 부담이라는 독이 든 사과를 받아들 수 있다.

이번 6·3 선거에서 울진군민의 한 표는 단순히 후보를 고르는 행위가 아니다. 앞으로 4년간 울진의 복지 방향과 재정 운용 원칙을 정하는 결정이다. 군민 삶을 지키는 공약은 달콤한 약속이 아니라 책임 있는 계산에서 출발해야 한다.

공약은 표를 얻기 위한 말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과 지속성을 바탕으로 군민 삶을 책임지는 약속이어야 한다.

후보들은 실현 가능한 재원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공약의 포장보다 그 안의 비용을 물어야 한다. 그 질문이 울진의 미래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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