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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본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영덕군수 공천 과정의 내홍이 지역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공은 일단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로 넘어갔다. 이제 관심은 중앙당의 판단 이후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쏠린다. 공천 갈등은 단순한 정당 내부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미래를 이끌 군수를 뽑는 선거의 출발선에서 벌어진 일이다. 절차의 공정성, 후보의 자질, 군민의 신뢰가 함께 걸려 있다.
본 기자는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인터뷰하며 출마 결심에 이르기까지의 고단한 과정을 들었다. 어떤 후보는 확실한 영덕의 변화를 꿈꿨다. 정치 철학과 비전을 제시했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덕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반면 왜 이번 선거에 출마했는지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후보도 있었다.
이번 선거는 영덕 미래의 첫 돌을 놓는 중대한 시기다. 영덕은 지금 여러 갈림길 앞에 서 있다. 초대형 산불로 재정 부담은 커졌다. 피해 복구와 향후 지원을 위한 또 다른 재정 부담도 피하기 어렵다. 지역경제의 돌파구를 찾는 일도 절박하다. 최선이 아니더라도 최악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으로 원전 유치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원전 유치는 단순한 개발 구호로 끝날 일이 아니다. 유치 이후 따라올 다양한 사업을 어떻게 군민 복지 향상과 정주 여건 개선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원전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부족하다. 혹시 모를 불안감과 안전 문제를 어떻게 설명하고 해소할 것인지도 군정의 중요한 책임이다. 영덕 앞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처럼 쌓여 있다.
이런 시기에 군민의 선택은 영덕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회이자 희망이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자신의 주권을 쉽게 던져버린다면 영덕군은 빠져나오기 힘든 수렁으로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선거는 잠깐이지만 선택의 결과는 오래간다. 그 무게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우리는 흔히 “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말한다. 정치에 대한 실망과 냉소가 만든 말이다. 그러나 그 냉소가 쌓일수록 정치는 더 나빠진다. 우리는 히어로 영화에서 한 명의 영웅이 세상을 지키고 바꾸는 장면을 보며 희열을 느낀다. 누군가는 “그건 영화일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영화는 현실을 반영한다. 현실에서도 공동체를 바꾸는 힘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던진 표가 다 그렇고 그런 사람들을 득실거리게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내 한 표가 작다고 여겨 방치한 결과가 오늘의 정치 불신을 만든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좋은 정치인은 저절로 나타나지 않는다. 깨어 있는 유권자가 찾아내고 선택할 때 비로소 세상 앞에 선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영덕군의 ‘어벤져스 군단’을 뽑을지, 동네 골목대장을 뽑을지는 오직 유권자의 한 표에 달려 있다. 지역의 위기를 읽고 미래를 설계할 사람을 뽑을 것인지, 자리만 탐하고 갈등만 키울 사람을 뽑을 것인지 군민이 결정해야 한다.
내가 바뀌지 않고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내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내가 판단해야 한다. 옥석을 가릴 눈과 귀를 가져야 한다. 후보의 말만 볼 것이 아니라 살아온 길과 정책, 위기 대처 능력을 함께 봐야 한다.
한 표는 가볍지 않다. 그 표가 진정한 지역 일꾼을 뽑는 데 쓰인다면 세상은 분명 조금씩 희망으로 바뀐다. 영덕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다. 혼란을 넘어설 사람을 선택할 것인지, 혼란에 머물 것인지를 결정하는 군민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