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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상 ‘무관용 원칙’은 법 조문에 직접 적힌 공식 용어는 아니다. 선거관리위원회와 수사기관, 정부가 선거범죄를 엄정하게 단속하겠다는 집행 방침을 뜻한다. 금품 제공, 금품 수수, 허위사실 공표, 공무원의 선거 개입, 선거폭력 등이 주요 대상이다. 정부도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둔 2024년 3월 28일 대국민 담화에서 모든 불법 행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무관용 원칙이 가장 강하게 적용되는 분야는 이른바 ‘돈 선거’다.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는 선거구민이나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단체 등에 금전, 물품,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약속하는 행위다. 이는 원칙적으로 상시 제한된다.
공직선거법 제230조 제1항은 선거인에게 투표를 하게 하거나 하지 않게 할 목적, 특정 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낙선시키려는 목적으로 금전·물품·향응을 제공하거나 약속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정당, 후보자, 후보자의 가족, 선거사무장, 회계책임자 등이 같은 행위를 하면 처벌은 더 무겁다. 이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까지 가능하다. 단순한 선거운동 일탈이 아니라 선거 질서를 흔드는 중대 범죄로 보기 때문이다.
금품을 받은 사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공직선거법은 금품을 제공한 사람뿐 아니라 그 이익을 받거나 제공 의사 표시를 승낙한 사람도 처벌 대상으로 본다. 사안이 중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수령자가 곧바로 형사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경우에는 형사처벌 대신 제공받은 금액이나 음식물·물품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상한은 통상 3천만 원으로 설명된다. 공직선거관리규칙상 자수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 기준은 위반 양태에 따라 10배, 20배, 30배, 50배로 나뉜다.
자수 여부는 처분 수위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선관위 질의 결과에 따르면 금품을 받은 사람이 선관위나 수사기관이 위반 사실을 알기 전에 먼저 신고하면 과태료가 면제될 수 있다. 이미 위반 사실이 알려진 뒤라도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금품을 줬는지 구체적으로 진술하면 면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면제 요건을 채우지 못해도 자수는 감경 사유가 된다. 단순 수령자가 자수한 경우 과태료 기준은 제공받은 가액의 2배 또는 5배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금품 제공을 알선·권유·요구했거나 금품 제공 모임을 주관하고 참석을 독려한 사람은 자수해도 더 무겁게 처분될 수 있다. 이 경우 제공받은 가액의 5배 또는 10배가 기준이 될 수 있다.
금품을 준 사람의 자수는 성격이 다르다. 제공자는 단순 과태료 대상이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자수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다. 그러나 곧바로 처벌 면제를 뜻하지 않는다. 금품의 액수, 제공 목적, 후보자 관여 여부, 선거에 미친 영향, 반복성, 반환 여부, 조사 협조 정도가 함께 고려된다.
금권선거는 작은 금액으로 시작돼도 결과는 작지 않다. 돈을 준 사람은 표를 거래하려 하고, 받은 사람은 한 표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게 된다. 지역사회는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보다 금품 제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악순환에 빠진다. 결국 피해자는 유권자로 금품을 받은 주민도 숨기기보다 자수와 진술로 선거 질서 회복에 협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