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신문=박문희기자] 김광열 국민의힘 영덕군수 예비후보가 28일 조주홍 예비후보 측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하며 조 예비후보와 부친 등 4명을 경북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조주홍 예비후보, 조 예비후보의 부친 조모 씨, 측근, 관련 언론인 등 4명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고발 내용은 직계존속의 기부행위, 후보자가 되려는 자의 기부행위, 당내 경선 선거인단 매수 의혹 등이다.
김 예비후보 측은 먼저 조 예비후보의 부친 조모 씨가 지난 4월 8일 지역 주민 80여 명에게 여행 경비와 식대, 여행자보험 등 비용을 제공하고 아들인 조 예비후보 지지를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조 씨는 영덕동천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알려졌다.
김 예비후보 측은 이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114조 제1항이 금지한 후보자 가족 등의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선거를 앞두고 주민에게 관광 편의를 제공하고 특정 후보 지지를 요청했다면 유권자의 자유로운 판단을 금품과 향응으로 왜곡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조 예비후보와 측근, 지역 언론인에 대한 고발도 이뤄졌다. 김 예비후보 측은 조 예비후보가 후보자가 되려는 자 신분이던 2025년 6월께 측근을 통해 지역 언론인에게 현금이 담긴 봉투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이 금지한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인을 상대로 한 금품 제공 의혹은 특히 가볍게 볼 수 없다. 선거 보도는 유권자가 후보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언론이 금품에 흔들리면 선거 정보는 왜곡되고, 유권자는 공정한 판단 기회를 잃는다. 후보자와 언론 사이의 부적절한 금전 거래 의혹은 지역 민주주의의 신뢰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문제다.
당내 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예비후보 측은 피고발인 중 한 명이 2025년 9월 말께 지역 주민들에게 국민의힘 입당원서 작성을 권유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 측은 당사자들의 음성파일과 사실확인서를 고발장에 첨부했다고 설명했다.
김 예비후보 측은 이 사안이 공직선거법 제57조의5 제1항과 제230조 제7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경선은 정당 후보를 결정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입당 대가로 금품이 제공됐거나 당비가 대납됐다면 경선 결과의 정당성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 예비후보는 제출한 음성파일에 담긴 “그날 하여튼 서류를 많이 들고 와서 저한테도 받고 여러 사람한테 받았다는 소문은 들었어요”라는 취지의 진술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이 발언이 일부 사례를 넘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조직적 선거인단 모집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음성파일에 담긴 “이게 위에서 주는 거니까”라는 취지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김 예비후보 측은 이 발언이 금품 제공이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조 예비후보 진영 상부의 지시나 승인 아래 이뤄졌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불법 선거운동은 단순한 규정 위반이 아니다. 금품과 향응으로 유권자를 움직이려는 행위는 선거의 출발선을 무너뜨린다. 정책과 능력으로 경쟁해야 할 선거가 돈과 조직 동원 경쟁으로 변질되면 군민의 선택권은 훼손된다.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과 통합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방선거는 주민의 삶과 직결된다. 군수 한 명의 선택은 예산, 인사, 지역 개발, 복지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선거가 불법 선거운동 의혹에 휩싸이면 행정 신뢰는 출발부터 흔들린다. 특히 작은 지역사회일수록 금품 제공과 인맥 동원은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예비후보는 “마치 1980~1990년대 돈 선거를 보는 것 같다”며 “아직도 돈으로 군수를 사려는 금권선거가 영덕에서 발생했다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북지방경찰청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클린 공천의 기치를 지키기 위해 사안의 엄중함을 다시 인식하고 재심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고발은 후보 간 공방을 넘어 영덕군수 선거의 공정성을 가르는 사안이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당내 경선의 정당성은 물론 정당 공천의 신뢰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경찰은 고발장에 담긴 의혹과 제출 증거를 신속히 확인해야 한다. 국민의힘도 수사 결과만 기다릴 일이 아니다. 공천 과정에서 제기된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엄정하게 들여다보고, 공정한 경쟁을 훼손한 정황이 확인되면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