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 국민의힘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한쪽은 조직적 금권선거와 비밀투표 훼손 정황을 제기하고, 다른 한쪽은 경선 불복과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양측의 진실 공방은 갈수록 거칠어진다. 그러나 지금 더 큰 문제는 의혹의 존재 자체보다 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가려내지 못하는 당의 대응이다.
선거의 출발점은 공정성이다. 그 핵심은 비밀투표다. 누구를 찍었는지 드러나지 않아야 하고, 이를 확인하거나 강요하는 분위기조차 차단돼야 한다. 그런데 지역사회에는 선거인증 캡처본과 대화방 증언, 각종 정황 자료가 떠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사안은 결코 가볍지 않다. 비밀투표 원칙을 흔드는 일은 단순한 잡음이 아니라 선거의 정당성을 해치는 문제다. 반대로 허위이거나 왜곡된 내용이라면 그 역시 중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어느 쪽이든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이 지점에서 필요한 것은 감정 섞인 공방이 아니다. 자료에 대한 검증이다. 의혹을 제기한 쪽은 확인 가능한 근거를 내놔야 한다. 반박하는 쪽도 정치적 수사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사실과 자료로 대응해야 한다. 지역사회가 보고 싶은 것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주장의 무게다. 더는 추측과 소문이 사실을 대신하게 둬선 안 된다.
중앙당의 책임은 더 무겁다. 공천은 단순한 당내 절차가 아니다. 지역 유권자에게 내놓는 당의 공식 판단이다. 그 과정에 의혹이 제기됐다면 당은 가장 먼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판단이 늦어질수록 상처는 깊어진다. 시간을 끌수록 분열은 커진다.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책임 회피로 읽힌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 갈등이 영덕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도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반발이 이어진다는 말이 나온다. 공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후보 개인만 상처 입는 게 아니다. 당의 도덕성과 조직력, 지지층의 결속까지 함께 흔들린다. 지역 정치는 신뢰 위에서 작동한다. 그 신뢰가 무너지면 남는 것은 냉소뿐이다.
위의 자료는 단체채팅방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직접 받은것이며 본 기자가 확인한 내용으로 이름은 개인 명예의 위법소지가 있어 가리고 올린다
기자는 이런 상황 앞에서 침묵하기 어렵다. 법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군민이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일은 언론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물론 언론도 절제가 필요하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단정해선 안 된다. 그러나 구체적 정황이 있고, 당사자 간 공개 반박이 오가고, 공천의 정당성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라면 문제를 제기하고 검증을 촉구하는 일까지 멈출 이유는 없다. 의혹을 덮는 침묵은 공정이 아니다.
지금 영덕에 필요한 것은 편 가르기가 아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는 일이다. 중앙당은 더 늦기 전에 재심 여부와 검증 결과, 판단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의혹이 사실이면 엄정히 책임을 묻고, 허위라면 그 또한 분명히 바로잡아야 한다. 공천의 공정성을 지키지 못한 정당은 선거에서 이길 수 있어도 신뢰에서는 반드시 진다. 영덕의 혼란은 그 경고를 이미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