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이 100억대 교육발전기금을 보유하고도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핵심 투자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군은 서울 유명대학 진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지원 방식만 유지한 채, 변화한 교육 환경에 맞는 지역 청소년 역량 강화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군은 지역 인재의 진학 성과를 장려한다는 명분으로 상위권 대학 입학생을 대상으로 한 재정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지역 학생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사전 교육 기반은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해양 특성을 살린 특목고 설립, 장래 산업을 겨냥한 컴퓨터·소프트웨어 교육, 빠르게 확대되는 디지털 직업군을 대비한 교육 정책이 모두 공백으로 남아 있다.
실제 지역 내에는 컴퓨터 학원이 한 곳도 없다. 학생들은 기초적인 컴퓨터 활용부터 코딩, 영상 제작, SNS 콘텐츠 제작 교육까지 대부분을 개인적으로 해결하거나 인근 도시로 나가서야 배울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지역 청소년의 시간·비용 부담을 키울 뿐 아니라, 지역 교육 기반이 취약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외부 교육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구조다.
대학 진학만이 성공의 기준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다양한 산업과 직업군이 등장하고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진 오늘, 지역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교육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특히 청소년에게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미래 직업을 탐색하고 기술을 익힐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교육발전기금의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 장학금 지급에서 벗어나 △해양 분야 특성화 교육 △IT·AI·디지털 콘텐츠 교육 인프라 구축 △지역 진로교육센터 운영 등 지역의 경쟁력을 높일 실질적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교육은 지역 소멸을 막는 핵심 축이다. 영덕군이 더 늦기 전에 ‘나가는 교육’이 아닌 ‘들어오는 교육’을 만들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