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울진 죽변은 그 어느 때보다 고요하고 아름답다. 짙푸른 동해와 노랗게 물든 산등성이, 잔잔히 일렁이는 포구의 물결이 한데 어우러져 ‘가을 바다’라는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죽변은 사계절 중에서도 가을에 가장 빛나는 여행지다.
죽변 여행의 출발점은 단연 죽변등대다. 백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해를 비춰온 하얀 등대는 이 지역의 상징이자 수호자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선 등대는 한 폭의 그림처럼 장엄하다. 전망대에 오르면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과 절벽 아래 부서지는 파도가 장쾌한 장면을 연출한다. 등대 입구에는 ‘독도와 가장 가까운 땅’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죽변이 대한민국 동쪽 끝의 자부심을 품은 곳임을 알게 한다.
특히 해 질 무렵, 붉은 노을이 바다 위를 물들이는 순간은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등대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세트장이 자리한다. 붉은 기와의 어촌집이 절벽 위에 서 있는 이곳은 지금은 죽변의 대표 포토존으로, 드라마의 흔적과 자연 풍경이 어우러진 독특한 매력을 자아낸다. 세트장 옆으로 이어진 대나무 숲길 ‘용의 꿈길’은 죽변의 또 다른 명소다. 바다의 바람이 대나무 잎과 부딪혀 내는 잔잔한 소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감싼다. 눈을 감으면 파도와 새소리가 어우러진 자연의 합창이 들려온다.
죽변의 하이라이트는 ‘하트해변’이다. 바다와 모래사장이 만들어낸 곡선이 하트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잔잔한 파도와 투명한 공기, 그리고 해변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연인과 가족 여행객 모두에게 인기다. 하트해변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다른 어느 곳보다도 부드럽고 따뜻하다.
가을의 죽변은 축제의 열기로도 활기를 더한다. 오는 11월 7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죽변항 수산물축제’는 울진을 대표하는 가을 축제다. 대게, 오징어, 문어 등 울진의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과 체험행사도 다채롭게 진행된다.
바다와 노을, 바람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이 계절, 죽변은 자연이 선물한 가장 따뜻한 풍경으로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