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도상 ‘호랑이의 등’에 해당하는 경북 울진이 올해 초 동해선 열차 개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손이 닿지 않던 ‘등 한복판’ 같던 울진이 이제는 철도를 통해 전국 어디서나 손쉽게 닿을 수 있는 여행지로 부상했다.
동해선 울진 구간에는 무려 7개의 역이 신설됐다. 흥부·죽변·울진·매화·기성·평해·후포역이 각각 울진의 대표 관광지와 연결된다. 흥부역에서는 국립해양과학관과 나곡해수욕장을, 죽변역에서는 죽변항과 하트해변, 덕구온천, 구수곡자연휴양림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울진역 인근에는 망양정과 성류굴, 불영계곡, 금강송 군락지가, 평해역 주변에는 월송정과 신선계곡이 자리한다.
울진의 북쪽 관문인 죽변항은 강원 삼척과 맞닿은 어업 전진기지로, 매년 11월 열리는 ‘죽변항 수산물축제’로 유명하다. 올해 축제는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열린다. ‘가자, 죽변항! 먹자, 수산물!’이라는 정겨운 슬로건 아래 방어·오징어 등 지역 수산물과 건어물이 저렴하게 판매된다. 맨손 활어잡기, 수산물 경매, 불꽃쇼, 트로트 가수 이찬원·황윤성의 축하공연도 준비돼 있다.
죽변항 명물 ‘죽변 스카이레일’은 바다 위를 달리는 느린 모노레일이다. 하트해변과 드라마 ‘폭풍속으로’ 촬영지를 지나며 기암괴석과 파도, 등대를 배경으로 한 ‘인생샷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1910년 처음 불을 밝힌 죽변등대는 지금도 동해안을 항해하는 선박의 길잡이로, 등탑 내부에는 대한제국의 흔적인 태극 문양이 남아 있다.
죽변항에서 차로 4분 거리에 있는 국립해양과학관은 국내 최초의 해양과학 전시관으로, 수심 7m 바닷속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잠수함을 타지 않고도 해양 생물을 관찰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인근의 민물고기 생태체험관은 불영계곡과 왕피천의 깨끗한 물에서 살아가는 국내외 150종의 민물고기를 전시하며, 체험과 교육을 결합한 에듀테인먼트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내륙의 덕구온천은 응봉산 자락에서 자연 용출되는 원수를 그대로 사용하는 국내 유일의 원탕형 온천이다. 온천장까지 이어지는 4㎞ 산책로는 형제폭포, 용소폭포 등 절경을 따라 이어지며, 트래킹과 족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울진은 바다와 산, 온천, 과학, 생태, 인문을 아우르는 복합 관광지로 진화하고 있다. 동해선 개통은 단순한 교통 개선을 넘어, 오랜 세월 가려 있던 울진의 등줄기를 세상에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이제 울진은 호랑이의 등에 깃든 숨은 보석으로, 한국인의 사계절 여행지로 새롭게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