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풍물대축제가 예보된 비로 인해 야외 행사장에서 문화체육관으로 긴급히 장소를 옮겨 치러졌다. 도 단위로 열린 이번 행사는 경북 내 풍물단들의 교류와 기량을 평가하는 자리였으나, 우천 대비 부족과 운영 혼선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비가 갑작스러운 변수가 아닌, 사전에 예보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천 대비책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행사 운영을 맡은 업체에 행사 직전 장소변경을 알리며 철거후 새로 옮길 시간이 없어 다시 새로운 업체로 긴박하게 투입되는 등 준비 과정에서의 혼선이 이어지며 행사 운영의 전문성과 책임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지역 문화 관계자들은 “비상 상황이 되자 급히 도움을 요청하면서도 평소에는 관행적 업체를 우선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같은 조건이라면 경쟁력 있는 업체를 배려하는 것이 공정하고 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문화 예술 부분 특정 업체와의 결탁 의혹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역업체와 외지업체 간 형평성이 무너지면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해지고, 지역 문화산업의 자생력 또한 위협받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문화·예술 행사를 단순히 견적 중심으로 판단해 운영업체를 선정하는 관행 역시 문제로 꼽힌다. 한 행사 관계자는 “외지업체는 행사가 끝나면 떠나지만, 지역업체는 평판과 지역사회 내 관계를 위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임한다”며 “그런 부분을 행정이 평가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면 지역문화 경쟁력은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북풍물대축제는 지역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대표적인 행사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행정 효율’이라는 명분 아래 지역 역량을 경시하는 관행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축제의 본질이 지역민과 함께하는 문화 교류라면, 이제는 행사 품질 못지않게 ‘지역 상생’의 가치가 실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곁에 있을 때는 그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사라지고 나면 빈자리가 크게 다가오는 것들이 있다. 지역의 기술력과 문화 경쟁력도 마찬가지다. 지역 업체가 외면받는 현실이 이어진다면, 지역 소멸의 그림자는 더 빨리 드리워질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지역업체들이 기술력과 경쟁력을 키우고, 행정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잘하는 지역 업체가 인정받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때, 외지에서도 ‘지역의 힘’을 찾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