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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곡천은 화려한 조명과 울려 퍼지는 음악, 환호와 박수, 웃음소리로 가득 차 가을밤을 특별한 기억으로 채웠다. 올해 축제는 '가을밤, 음악의 숲'을 주제로 세계적인 뮤지션과 전문예술단, 지역 생활문화동호회가 한 무대에 올라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선사했다.
축제의 시작은 힘찬 북소리였다. 19일 개막 공연에서 브라질 타악기 리듬인 바투카타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이어 38년 전통의 국악단체 내드름연희단이 무대에 올라 웅장한 개막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영덕문화관광재단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수료생들과 지역 생활문화동호회 회원들도 무대에 함께 오르며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굿 음악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세계적 무대로 이끈 악단광칠의 신명 나는 무대는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축제 둘째 날부터는 본격적인 메인 프로그램 '뮤직포레스트 영덕'이 펼쳐졌다. 이날치, 정태춘·박은옥, 러브홀릭의 지선 등 한국 대중음악사의 중요한 궤적을 남긴 뮤지션들이 덕곡천을 찾았다. 이날치는 판소리 수궁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로 젊은 층의 호응을 얻었고, 정태춘·박은옥은 세대를 넘어선 메시지와 노래로 깊은 울림을 남겼다. 지선은 특유의 감성 보컬로 가을밤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갑작스러운 비가 쏟아졌음에도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무대를 지켜 수준 높은 관람 문화를 보여줬다. 박형수 국회의원과 김광열 영덕군수, 군의회 의원들도 함께 자리를 지키며 지역 문화 축제를 응원했다.
마지막 날은 '야시홀 선셋퍼레이드'가 대미를 장식했다. 영덕 9개 읍면 풍물단 200여 명이 초대형 깃발을 앞세우고 행진에 나섰고, 풍물 7남매를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과 함께 23개 단체 330여 명이 다양한 분장으로 거리 퍼레이드를 이끌었다. 영덕읍내를 순회한 뒤 축제 현장으로 돌아온 참가자들은 각자 준비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경연을 벌였고, 관객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축제 현장은 공연뿐 아니라 다채로운 즐길 거리로 채워졌다. '야시홀 야시장'에는 영덕 이주 청년 그룹과 지역 마켓 셀러, 체험부스, 먹거리 업체, 푸드트럭 등 44곳이 참여했다. 업사이클링 채색, 페이스페인팅 등 17개 체험부스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덕곡천길 150m 구간을 차량 통제하고 50세트의 테이블을 설치해 노천카페를 조성했다. 관람객들은 공연과 함께 야시장에서 구입한 음식을 즐기며 축제의 낭만을 만끽했다.
배달비 쿠폰을 제공해 현장에 없는 음식도 주문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새로운 시도로 호평을 얻었다.
올해 축제는 예년과 달리 시기와 규모에 변화를 줬다. 기존 10월 말에서 9월로 일정을 앞당기고 9일간 이어지던 행사를 3일로 축소했지만, 더 밀도 있고 임팩트 있는 프로그램으로 관객 만족도를 높였다. 불안정한 날씨에 대비해 몽골텐트를 설치하는 등 안전 대책에도 신경을 기울여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악단광칠, 이날치, 스카웨이커스처럼 대중에게 다소 낯선 뮤지션들이 이번 축제를 통해 큰 호응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이고 수준 높은 음악가들을 초청해 '뮤직포레스트 영덕'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덕곡천은 축제가 끝난 후에도 다양한 생활문화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오는 11월에는 '업사이클링아트페스타'와 '영덕생활문화주간 우다다다 교류회'가 예정돼 있다. 특히 업사이클링아트페스타는 올해로 3년째를 맞아 전국 유일의 '펀박스레이스'를 새로운 포맷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 관련 정보는 영덕문화관광재단 홈페이지(ydct.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음악 공연을 넘어, 지역 예술인과 생활문화 주체, 국내외 뮤지션이 어우러져 가을밤을 특별한 무대로 채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덕은 덕곡천을 거점으로 생활문화와 전문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축제 모델을 제시하며 지역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