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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논단_故鄕論壇] 영덕 축제, `방문객`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몇 명이 다시 오고 싶어하는가˝다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6.10.08 14:24 수정 2026.10.08 14:26

가을이면 영덕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린다. 무대는 화려해지고 프로그램은 다양해진다. 행사가 끝나면 어김없이 방문객 수와 성과가 발표된다.
 

그러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과연 사람만 많이 오면 성공한 축제인가.
 

축제는 단순한 숫자 채우기 행사가 아니다. 참여객이 얼마나 편하게 즐겼고, 어떤 기억을 안고 돌아갔는지가 진정한 성과의 척도다. 불편한 기억만 가득 남았음에도 방문객 수가 많았다는 이유로 '성공'을 자평한다면, 그것은 주최 측만의 편협한 평가에 불과하다.

화려한 무대보다 현장에서 드러나는 '축제의 품격'
 

축제의 수준은 거창한 무대 장치나 프로그램 개수에서 오지 않는다. 현장의 세심함에서 먼저 드러난다. 길을 몰라 두리번거리는 방문객에게 먼저 다가가는지, 주차와 이동에 불편을 겪는 이들에게 충분한 안내를 제공하는지, 도움이 필요한 순간 누군가 곁에 손을 내밀고 있는 지가 그 축제의 품격을 결정한다.
 

물론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에서 혼잡과 불편은 일정 부분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 대처다. 참여객이 몇 번씩 묻고 불만을 터뜨린 뒤에야 마지못해 움직인다면 이미 때를 놓친 것이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며 한 걸음 먼저 다가가는 능동적 운영이 절실하다.

'내 담당이 아니다'라는 방관, 축제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스태프 목걸이를 걸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감도 함께 져야 한다. 자기 담당이 아니라는 이유로 모르는 척 외면하거나, 행사장을 구경하듯 팔짱을 끼고 앉아 있다면 목걸이는 단순한 장식품에 불과하다. 참여객의 눈에 안내 담당, 진행 담당, 주차 담당의 구분은 없다. 모두 같은 '주최 측'일 뿐이다.
 

"제 담당이 아닙니다"라는 무책임한 한마디는 담당자 개인은 편할지 몰라도 영덕 축제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직접 해결하지 못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연결해 주는 것이 도리다. 행사 일정과 주요 시설, 화장실, 주차장, 프로그램 위치 정도는 스태프라면 누구나 숙지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조차 어렵다면 스태프 교육 시스템부터 근본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진정한 '인심 좋은 고장'은 현장 행동에서 증명된다
 

영덕이 '인심 좋은 고장'이라는 타이틀을 지키려면 그 인심은 화려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행사장 안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길을 헤매는 어르신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아이를 데리고 난처해하는 가족을 살피며, 예상치 못한 불편을 겪는 이들에게 다정하게 이유를 설명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곧 영덕의 지역 이미지를 만든다. 행사장 곳곳을 돌며 선제적 도움을 주는 도우미 운영 등, 참여객이 불편을 호소하기 전에 운영진이 먼저 발견하고 움직이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평가의 기준을 바꾸자...숫자가 아닌 '만족도'로
 

이제 축제 평가 방식도 대대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몇 명이 다녀갔는가'라는 양적 팽창 위주의 지표로는 부족하다. 방문객들이 얼마나 만족했는지,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드는가, 무엇이 불편했는지 세밀하게 피드백을 수용해야 한다.
 

1만 명이 다녀갔다는 거창한 숫자는 화려해 보인다. 그러나 그중 상당수가 극심한 불편과 짜증을 안고 돌아갔다면 그 숫자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반대로 규모는 비록 작을지라도 세심한 안내와 진심 어린 대응으로 따뜻한 기억을 남긴 축제는 자연스럽게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한쪽에서는 행사 담당자가 땀을 흘리며 뛰어다니는데, 다른 쪽에서는 스태프가 수수방관하고 있는 구조 역시 반드시 혁신되어야 한다. 이는 개인의 태도 문제를 넘어선 명백한 '운영의 실패'다.
 

축제는 결국 사람이 사람을 맞이하는 따뜻한 만남이다. 더 거대한 무대를 세우기에 앞서 더 세심한 현장을 가꿔야 한다. 참여객의 뒤를 쫓기보다 한 걸음 먼저 움직이고, 텅 빈 방문객 숫자보다 확실한 만족도를 앞세워야 한다.
 

지금, 축제가 끝난 뒤 영덕이 던져야 할 질문은 오직 하나다. "올해 몇 명이 왔는가"가 아니라, "올해 다녀간 이들 중 몇 명이 내년에 다시 오고 싶어 하는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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