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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 부지 최종 선정으로 경북 영덕군이 다시 한번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의 중심에 서게 됐다.
과거 천지원전 계획 백지화라는 홍역을 치렀던 영덕은 인구 소멸 위기와 극심한 지역경제 침체라는 현실적 벽을 넘기 위해 고심 끝에 다시 신규 원전 유치라는 중대 결단을 내렸다. 2031년 착공과 2038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이번 대형 국책사업은 영덕의 100년 미래를 좌우할 기회인 동시에, 과거의 갈등과 불신이 재현될 수 있는 살얼음판이기도 하다. 행정과 지역사회가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번 결정은 영덕에 명과 암을 동시에 드리우고 있다.
긍정적 측면: 대규모 국책사업 투에 따른 막대한 지방재정 확충, 일자리 창출, 도로 및 주거 등 정주 여건의 획기적 개선은 침체된 지역경제에 강력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정적 측면과 갈등 요인: 과거 원전 백지화 과정에서 겪었던 주민 간 찬반 갈등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불신과 함께 환경 파괴,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자칫 지역 공동체가 또다시 반목으로 갈라질 위험이 상존한다.
성공적인 원전 건설과 진정한 지역 발전은 공돌이 찍어내듯 밀어붙이는 행정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덕군 행정과 당국은 다음의 세 가지 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첫째, 철저하고 투명한 소통 플랫폼의 상설화다. 과거의 갈등은 일방향적 정보 전달과 불신에서 비롯되었다. 찬반 입장을 넘어 주민, 전문가, 행정이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를 구성하여 환경·안전 우려에 대한 검증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은 행정의 최우선 의무다.
둘째, 원전 의존형 경제에서 벗어난 다각적 상생 발전 전략의 수립이다. 원전 건설 보상금이나 지원금에만 기대는 지역 경제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영덕의 천혜 자연환경인 청정 바다와 관광 자원, 지역 특산물(대게 등)이 원전 인프라 및 친환경 에너지산업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실질적인 미래 먹거리 육성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셋째, 이익 공유와 철저한 피해 보상 체계의 제도화다. 국책사업의 혜택이 특정 집단에 편중되지 않고, 어업인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계층에게 실질적인 보상과 대안이 돌아가도록 공정한 분배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소외되는 군민이 단 한 명도 없도록 세심한 복지·지원 그물망을 짜야 한다.
영덕의 신규 원전 유치는 위기 속에서 생존을 택한 결단이다. 행정은 이제 찬반의 승패를 따질 때가 아니라, 갈등의 분열을 봉합하고 군민 통합을 이뤄내야 하는 무거운 책무를 안고 있다. 오직 투명한 소통과 공정한 상생만이 영덕의 향후 100년을 진정한 번영으로 이끄는 유일한 열쇠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