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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개통한 영덕역이 역사속으로 사라지는건 아니고 올해 12월 18일을 마지막으로 1년간 운행이 종료된다. 사유는 역시 무궁화호의 노후화로 인한 폐차다.
영덕군는 10월 5일 코레일 측에서 급작스럽게 1년간 영업 중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2021년 통계를 보면 고속철도를 이용한 승객수는 KTX와 SRT를 합쳐서 7,008만 명, 무궁화호 승객수는 3,546만 명, 전체 수송인원은 1억1309만 명이다. 철도를 이용하던 승객수가 8년 동안 무려 1,894만 명이나 줄었다. 그리고 고속철도 수송인원은 1,599만명 늘어났지만 무궁화호 수송인원은 절반 정도인 3,148만 명이 줄었다.
한국철도공사가 고속철도 비중을 늘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기존의 무궁화호 노선은 운행할수록 적자가 늘어나고, 고속철도는 흑자 노선인데 그마저도 SRT도 분리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속철도만 늘리고 무궁화호를 줄이면 철도 이용객이 늘어날까? 무궁화호 노선이 미세혈관처럼 다양한 지역을 다닌다면, 고속철도는 대도시에만 정차한다.
당장 내가 사는 영덕만 해도 고속철도를 이용하려면 포항으로 나가야 하고, 환승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 전체 수송인원이 대폭 줄어든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무궁화호의 감소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낡은 무궁화호가 계속 폐차되고 있어 그 수는 더욱더 줄어들 전망이다. 노선이 줄어들 뿐 아니라 차량도 줄어들어 이제 경부선 무궁화조차도 5~7량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도 무궁화를 타고 있는 시민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무궁화호가 사라지면 기차가 서던 역은 어떻게 될까? 구(舊) 도심(都心)이 돼 쇠락하던 역전은 새로운 개발기회를 맞을 수도 있겠지만 이동이 불편한 지역에 살려는 사람은 없다. 통계에 따르면 불편한 교통이 이주를 결심하게 만들고, 지역의 인구유출을 가속화 시킨다. 시외버스가 줄어든 상황에서 철도까지 줄어들면 시민들은 자동차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 10년 동안 자동차 등록 통계를 보면 인구증가 속도보다 자동차 증가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면서 자가용을 늘리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까?
그리고 농촌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가용을 이용할 수 없는 약자들이다. 비수도권에 사는 사람에게 기후위기와 지방소멸은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다. 농촌의 위기가 오고 소멸이 온다고 겁을 주는 것보다 살아갈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몫이고, 기후위기에 더 많이 노출되는 약자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이 정부와 공기업의 몫이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해답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미 답은 나와 있다. 문제는 답하지 않는 정치인들이다. 농민, 노동자와 약자인 서민들의 외침이 정치인들의 답을 끌어낼 수 있을까? 나와 가족은 계속 이곳에 살 수 있을까? 당위(當爲)가 아니라 실존(實存)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