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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신문=조원영] 영덕군의 응급의료 대응 인프라가 여전히 열악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응급환자 발생 시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닥터헬기 이착륙장과 응급차량 진입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어,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골든타임 확보에 심각한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닥터헬기는 전국에 8대뿐인 데다 안전 문제로 인해 원칙적으로 일몰 이후 야간 운항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야간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반면 소방헬기는 전국에 32대가 배치돼 24시간 운영되고 있어 운용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119 헬기에 의사가 동승해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2026년 3월부터 이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이로써 주·야간 구분 없이 가장 가까운 헬기가 출동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며, 중증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한층 강화됐다.
그러나 정작 현장 인프라는 이러한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영덕군 내 일부 헬기 이착륙장은 접근 도로에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야간이나 악천후 시 시야 확보가 어렵고, 응급차량 이동 과정에서 2차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또한 헬기 착륙을 돕는 유도등은 현장에서 인력이 직접 연결해야 작동하는 구조로, 긴급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장비는 노후화와 부식이 진행돼 실제 사용 가능 여부조차 불확실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인접 시·군에서는 배전판 설치 등을 통해 관제센터에서 유도등을 원격으로 조작하거나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체계를 갖추고 있어, 영덕군의 대응 수준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단순한 시설 미비가 아닌 구조적 위험 요소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응급환자 발생 시 헬기 착륙 지연이나 응급차량 접근 불가 상황이 발생할 경우, 환자의 생명이 직접적으로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야간 이송 과정에서 구조대원과 의료진의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주민은 “기본적인 안전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생명을 다루는 응급의료 체계가 운영되고 있다”며 “수년간 방치된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역시 “진입로 정비와 가로등 설치, 헬기 유도등 보강은 단순한 시설 개선이 아니라 응급의료 안전망 구축의 핵심 요소”라며 “야간이나 악천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이송이 가능하도록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덕군 관계자는 “현장 점검과 안전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일정이나 실행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주민들은 “더 이상 생명을 위협하는 방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인 개선과 책임 있는 행정 조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